서울보증보험(사장 정기홍)은 보증건수 4천만건에 보증금액 1백조원을 가진 국내 최대이자 세계 4위의 종합보증기관이다. 단지 규모만이 아니다. 보험사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이 6백99.9%로 손보업계 최고 수준이다. 2003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에 2천4백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데 이어 2004회계연도 상반기(2004년 4∼9월)에도 2천8백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수익성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얘기다. 지난 9월말 현재 가용유동자금도 1조8천8백69억원에 이른다. 한마디로 건전성과 수익성 유동성을 모두 갖춘 보험사인 셈이다. 서울보증보험은 그러나 외환위기 직후만 해도 생존 자체가 불투명했었다. 기업들의 연쇄 도산으로 모체였던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동반 부실화된 탓이다. 이 두 회사의 합병으로 서울보증보험이 탄생한 것은 지난 98년 11월.출범 초기만 해도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할 정도로 회사 사정은 형편없었다. 합병 당시 지급여력비율은 마이너스 7백95.6%.미지급 보험금은 4조원인 데 비해 가용자금은 1조2천억원에 불과,2조8천억원의 자금이 부족한 상태였다. 고유 기능인 보증 기능은 정지돼 간판뿐인 보증보험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서울보증보험은 정부로부터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것을 계기로 전혀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내실 경영에다 임직원의 피나는 자구 노력이 어우러지면서 빠르게 수익성과 건전성을 회복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회사채 등 고위험 금융성 보증을 중단하거나 축소해 거대 위험의 발생요인을 사전에 제거했다. 또 리스크 관리강화를 통해 추가 부실을 원천적으로 차단,합병 후 신규계약에 대한 보증사고율을 0.9%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 결과 작년 8월 자산관리공사로부터 지원받은 유동성자금 2조원을 5년여만에 상환,금융회사 구조조정의 가장 모범적인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이제 신용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개인의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잡았다. 보증금액의 88.0%(건수 기준으로는 99.3%)가 중소기업과 개인에 대한 보증일 정도다. 특히 중소기업신용보험,물품대금신용보험,중소기업 쇼핑몰 보증보험,중소기업 여성창업지원자금 보증보험 등의 상품 개발을 통해 자금 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에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아울러 신용불량자 1만5천여명에게 신원보증보험 증권을 발급,이들의 취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신용정보회사 신용평가회사 등 가족회사와 함께 종합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고품질의 보증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초우량 보증기관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정기홍 사장은 "합병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직원간 갈등문제를 완전히 해소하고 노사 협력을 통해 무분규를 정착시킨 직원들이 경영 정상화의 일등 공신"이라며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초우량 보증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