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전반(전기조합) 하수처리장치 송풍기(기계조합연합회) 판재(목재조합) 등 11개 조합의 12개 물품이 내년 4월부터 단체수의계약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공공기관에 경쟁입찰 없이 납품하는 단체수의계약의 내년 물량은 올해에 비해 11%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에 제외된 조합은 탈락된 기준과 사유가 석연치 않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제도 시행에 앞으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중소기업청은 29일 단체수의계약 운영위원회를 열고 내년 단체수의계약 대상물품으로 81개 조합의 1백38개 물품을 지정하되 이 가운데 11개 조합의 12개 물품(표 참조)은 3개월만 한시적으로 지정하고 내년 4월1일부터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기청은 11개 조합의 참여 업체수는 1천5백여개사이며 12개 물품의 연간 납품실적은 5천5백여억원으로 전체 단체수의계약 규모의 11%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제외되는 물품들은 내년 4월1일 중소기업간 경쟁품목으로 전환된다.


◆왜 제외됐나=감사원은 지난 7월 단체수의계약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50개 조합의 65개 물품에 대해 규정위반 및 부당행위로 중기청에 제재조치를 요청했다.


이 가운데 31개 조합의 43개 물품은 물량배정 비율과 품질향상비 적용위반 등 현행 규정상 물품지정 제외 사유에 해당됐다.


이에 대해 중기청은 중소기업 경영환경 악화와 조합 운영의 현실적 어려움 등을 고려,지정 제외에 따른 적응기간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제재조치를 취했다.


중기청은 관련 규정위반 및 부당행위 정도가 현저한 11개 조합,12개 물품에 대해서는 단 3개월간 유예기간을 부여함으로써 사실상 제외시켰다.


규정위반 사실이 비교적 경미한 나머지 조합의 31개 물품은 1년간 유예기간을 주고 2006년에는 지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단체수의계약제도가 2년간 유예돼 2007년부터 폐지되는 점을 감안할 때 '유예기간 단축'이란 방식으로 위반 조합에 제재를 가한 셈이다.


◆제외 조합 반발=이번에 제재조치가 취해진 조합들은 처벌기준이 모호하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관련기관에 자정결의각서까지 제출하며 단체수의계약 재지정을 받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전기조합 등은 제외 소식에 허탈해 하고 있다.


전기조합 관계자는 "연초에는 단체수의계약 수주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3개월간 유예조치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며 "동일한 규정위반을 가지고 어떤 조합은 3개월,어떤 조합은 1년으로 유예기간을 차등 적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5백여 조합원사는 하도급 업체로 전락해 경영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조만간 조합원 총회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