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강진과 해일에 따른 사망자와 피해규모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지진ㆍ해일 사망자가 6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까지 겹치면 희생자가 2배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몰디브는 국가존립 자체에 대한 불안마저 확산되는 실정이다. 이번 참사로 인한 전체 피해규모가 최소한 1백36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복구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염병 확산 땐 사망자 10만명 넘을 수도=WHO는 28일 아시아 지진·해일(쓰나미)에 따른 사망자가 전염병까지 겹치면 궁극적으로 두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비드 나바로 위기대응 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쓰나미로 인한 사망자 못지 않게 질병 확산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야 한다"며 "깨끗한 물 및 위생시설의 부족에 따른 전염병이 현재로선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국장은 "지진 및 해일로 인한 초기 공포는 그 후에 이어지는 장기간의 고통으로 오히려 나중에 작아 보일 수도 있다"며 "신속한 부상자 치료와 식수 공급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전염병이 확산될 경우 쓰나미로 인한 희생자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29일 현재 쓰나미 사망자가 7만명 정도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전염병이 확산될 경우 희생자 수가 10만명을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피해 규모 1백36억달러 이상"=독일 재보험사인 뮌헨리는 아시아 남부지역을 강타한 지진·해일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가 1백39억달러(약 14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뮌헨리는 피해 지역의 보험 가입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보험 업체들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피해 규모에 비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해 지역에 대한 선진국들의 원조액은 1억3천만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이 28일 당초 1천5백만달러보다 2천만달러 늘린 3천5백만달러를 원조하겠다고 밝힌 것을 비롯 EU와 일본이 각각 3천만달러,호주가 7백70만달러를 제공키로 했다. ◆지구촌 기상 대변화 우려=미국 지질학연구소(USGS)의 켄 허드너드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리히터 9.0의 강진으로 이 지역 일대 지형이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성 판독 결과 수마트라 남서부의 작은 섬들이 남쪽으로 20m 정도 움직였으며 수마트라 섬 자체도 남서쪽으로 약 36m 이동했다"고 말했다. 또 해저에서 두개의 판이 부딪치면서 대규모의 에너지가 방출됨과 동시에 지구축이 약간 흔들렸다고 덧붙였다. 허드너드 연구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향후 지구촌의 기상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탈리아 지구물리·화산학연구소의 지안루카 발렌시스 박사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또 다시 지구상에서 강진과 해일이 발생할 경우 그 장소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동쪽과 일본 등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지진으로 이곳에 축적된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여서 가까운 미래에 이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