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9일 국가보안법 처리를 놓고 또 다시 몸싸움을 벌이며 격돌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를 열어 국보법 폐지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최연희 위원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물리적 충돌이 빚어져 회의가 무산됐다. 열린우리당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이날 오후 1시30분으로 예정된 전체회의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자 1시50분께 위원장석에 서서 "최연희 위원장이 회의를 고의적으로 기피하고 있으므로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 직무 대행으로서 개회를 선언한다"며 기습적으로 개의를 선포했다. 최 의원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발의한 국보법 폐지안 2건과 형법 개정안 등 3건의 법안을 상정한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최연희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급히 회의장에 들어와 최 의원의 회의 진행을 저지했다. 최 위원장은 "오늘은 계류된 법안이 하나밖에 없으니 내일(30일) 전체회의를 하자"고 주장했으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정상적으로 안건이 상정됐으니 심의에 들어가자"고 맞섰다. 여야는 한동안 대치하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이 국보법 폐지안 제안설명을 위해 발언대에 서는 순간 격한 몸싸움을 벌이며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발언대를 넘어뜨려 발로 찼고,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고함과 함께 몸으로 막는 등 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이 뒤엉킨 채 난장판으로 변했다. 1시간동안 계속된 여야의 대치는 법사위 상황을 보고받은 김원기 국회의장이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여당 의원들에게 본회의장 입장을 요청하면서 끝났다. 박해영·양준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