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정보기술(IT)주에 대한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 IT 경기 반등 시점에 대해 아직 논란이 있지만 주가측면에서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선취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28일까지 전기전자업종에 대해 3천1백47억원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엔 순매도였지만 10월 1천9백73억원,11월 1천6백25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하는 등 매수 규모를 늘려가는 추세다. 특히 이달 들어서는 기관의 IT주 순매도 일수가 6일에 불과하다. 자산운용회사와 연기금이 IT주 매수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외국인들도 최근 IT업종 순매도 규모가 1백억원 이내로 줄어 매도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IT주 대표종목인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 기관들은 최근 5일 연속 순매수한 것을 비롯 이달 들어 28일까지 순매수 금액이 1천6백88억원에 달하고 있다. LG전자삼성SDI LG필립스LCD 하이닉스반도체 등에 대해서도 이달 들어 국내 기관들은 모두 매수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반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의 IT주 우려는 지나치다"면서 "국내 기관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직도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할 때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임홍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LCD업종의 경우 회사측에서도 판매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볼 정도로 전망이 불투명하다"면서 "실적 바닥을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고 지적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