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 채권단의 삼성생명 주식 매각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뉴브리지캐피탈이 이사 선임 요구권 등을 채권단에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뉴브리지가 삼성생명 주식 인수후 향후 매각을 추진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통한 가격을 높이기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차 채권단에 따르면, 뉴브리지캐피탈은 매각 주간사인 메릴린치를 통해 삼성생명 주식 매입 조건으로 이사 등 임원 선임과 공개후 주식매각 우선권 등 몇 개의 옵션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경우 비상장사 주식의 가격 산정은 어렵기 때문에 지분 10% 이상을 매입하는 통상적인 요구사항"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상장이 된 후 주식을 매각할 경우나 비상장인 상태에서 매각할 경우 우선권을 요구하는 것도 통상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이번 뉴브리지의 옵션 조항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과 더불어 '역시 뉴브리지캐피탈'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삼성생명의 대주주는 삼성에버랜드로 19.3%를 보유하고 있고, 뉴브리지가 채권단의 삼성생명 주식을 최종 매입할 경우 17.0%로 2대 주주로 부상하게 됩니다. 이 경우 이사 선임 요구 등 경영 참여에 대한 요구는 당연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삼성그룹이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입니다. 실제 삼성생명의 주요 주주들인 삼성그룹의 지분은 36.94%이며, 여기에 매각 추진에서 빠진 신세계의 보유지분 13.57%를 합할 경우 범 삼성가의 지분은 사실상 50%를 넘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생명은 금융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라는 점과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카드-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 등을 감안할 경우 뉴브리지의 참여는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입니다. 또, 뉴브리지가 일부 사외이사 선임 요구가 아닌 CFO(재무담당총괄)이나 COO(영업담당총괄), 또는 자산운용총괄 등 주요 직책 임원 선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삼성생명도 이러한 요구는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사 선임 요구권에 대해 옵션을 뉴브리지가 메릴린치를 통해 요구했지만, 이를 받아 들이는 것은 삼성생명의 전적인 권한"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사 선임과 의결은 주주총회의 권한"이라면서 "삼성측도 무리한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SK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했던 소버린도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소버린측의 이사 선임을 요구했지만, 결국 무산된 전례가 있습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뉴브리지가 요구한 것은 경영에 참여해 결국 향후 매각때 경영 프리미엄을 인정받거나, 삼성생명의 중장기 경영 전략과 영업 비밀 등 중요한 사항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삼성에버랜드가 지주회사 요건을 이유로 뉴브리지캐피탈이 대주주인 제일은행에 삼성생명 주식 6%를 신탁한 전례를 들어 향후 이사 선임 등에 대해 삼성그룹과의 사전 교감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요구조항인 공개 매각 우선권 부여와 관련해서도 금융권의 반응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뉴브리지의 경우 비상장사인 만큼 향후 생보사 상장 등 기업공개이후 매각을 추진할 때 우선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지만, 이렇게 될 경우 과거부터 삼성생명 주식 매각을 추진했던 2대 주주인 신세계의 입장을 무시하게 됩니다. CJ와 신세계는 각각 159만주와 271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CJ는 채권단 매각 추진에 동참한 반면, 신세계의 경우 매각 추진에 참여하지 않은 상탭니다. 결국 삼성생명이 상장돼 주식을 처분할 경우 신세계의 주식 처분전에 뉴브리지개피탈이 먼저 우선권을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입니다. 채권단의 매각 협상 조항이 주식 처분에 있어서 신세계의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생보사들의 상장 문제가 본격 거론됐던 지난해 교보생명의 지분을 매입하겠다고 나섰던 골드만삭스도 교보생명의 상장후 주식매각 우선권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권 또다른 관계자는 "뉴브리지의 요구가 일반적인 사항일 수 있지만, 결국 실사를 통해 기업의 영업비밀 등알아내고 향후 정보 가치만을 이용할 속셈일 수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뉴브리지캐피탈의 투기 자본이라는 점에서 최근 산업계의 논란이 크게 빚었던 진로의 경우처럼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진로의 매각 추진 주간사로 들어와 모든 정보를 역이용해 진로 채권을 매입하는 등 최악의 경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양재준기자 j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