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ㆍ금융산업 뜨고 여성 경제ㆍ정치인 날고..닭띠해 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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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신(甲申)년은 정말 힘들고 견디기 어려운 한 해였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신행정수도 이전 특별법 위헌 판결,수능 부정행위,이라크 추가 파병,외환위기 때보다도 더한 경제적 불황 등 생각하기조차도 싫은 일들이 우리를 괴롭혔다.
그러나 갑신년은 또한 우리에게 모든 것을 근원에서부터 다시 묻고 사유하게 만든 한 해이기도 했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어디를 향해 줄달음치고 있는가.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살고 있으며,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우리에게 과연 '미래'가 있는가.
2005년 을유(乙酉)년 역시 어렵고 힘들기는 갑신년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오행으로 볼 때 갑신년ㆍ을유년 두 해는 천간의 목(木)이 지지의 금(金)에 의해 극을 받아 박살나는 해이다.
갑신년이 이를 웅변으로 말해준다.
목(木)은 방위로는 동방이고,계절로는 봄이며 시간으로는 아침이고,색깔은 청색이다.
또 소리로는 부르는 소리이고,수리로는 3과 8이며,간지로는 갑을(甲乙)과 인묘(寅卯)이며 시작(生)을 나타내는 글자다.
반면에 금(金)은 서방이고,가을이며,저녁이고,백색이며,곡하는 소리이고,4와 9이고,경신(庚辛)과 신유(申酉)이며 안으로 거둠을 나타내는 오행이다.
오행에는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이 있다.
갑신년은 금이 목을 치는 해,즉 지지가 천간을 극하는 해이다.
2005년 을유년도 그런 면에서는 마찬가지다.
갑신년 한 해 동안 대통령의 말과 뜻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도 바로 여기에 그 이유가 있다.
천간이 대통령이고 여당이라면,지지는 국민이고 야당이다.
그리고 갑신년의 신(申)은 십이지지의 아홉 번째가 되어 홀수이며 양금(陽金)에 속하고 일년 중 음력으로 7월이 되며,시간으로는 오후 3∼5시,방향으로는 서남방,동물로는 원숭이가 된다.
이 신(申)에는 '펴다(伸)'라는 뜻도 있고 '귀신(神)'이라는 뜻도 들어 있다.
그래서 갑신년에는 온갖 요괴와 귀신들이 요동치고 발광하여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많은 놀랄 만한 일들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 경우 지지의 신금은 서방금으로서 서양을 가리키고,천간의 갑목은 동방목으로서 우리나라를 가리킨다.
그렇게 볼 때 2004년은 서양을 등에 업은 귀신들로부터 도전받고 시험받는 무대였고,또 그것에 대응해야 하는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4대 쟁점법안을 둘러싸고 진보니 보수니 하면서 여·야간에 벌이고 있는 이전투구식의 논쟁도 그런 각도에서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기뻐해야 할 일은 이 신금(申)이 물(水)을 생하는 자리가 된다는 사실이다.
금이 녹으면 액체로 변한다.
그래서 금광에서는 석탄광이나 채석장과는 달리 물이 나는 것이다.
금생수(金生水)가 바로 그것이다.
이 신금에서 물이 생기므로 수생목(水生木)이 가능하게 되고,서방금으로 표현되는 서양 귀신들이 아무리 우리를 괴롭히고 또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의 늪지에 빠뜨린다 할지라도 그것은 일시적 현상이며,종당에는 그들이 우리를 도와주는 우군이 된다는 사실이다.
에른스트 블르흐의 말처럼 희망을 가진 사람이나 꿈꿀 줄 아는 사람은 어느 특정한 곳에 결코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거의 자발적으로 새로운 것을 향해 움직이고 떠난다.
2005년 새해는 해방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갑신년처럼 간지가 서로 극하는 해이기도 하다.
이는 지지인 서금(西金)이 천간인 을목(乙木)을 극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목(木)에는 양목과 음목이 있고 금(金)에도 양금과 음금이 있다.
앞에서 살펴본 갑신년의 갑(甲)은 양목이고 신(申)은 양금이다.
양의 특징은 밖으로 팽창하고 발산하며 끊임없이 동하는 데 있고,음의 특징은 안으로 수렴하고 응축하며 언제나 가만히 있으려고 하는 데에 있다.
갑목(甲木)은 초목의 껍질이 처음 터져서 밖으로 나오는 것을 나타낸 글자로서 시작을 의미하고,을목(乙木)은 봄에 씨앗이 껍질을 헤치고 나온 모양이 구불구불하게 뻗어나갈 때를 나타낸 글자다.
을(乙)은 음목이고 그 성품이 어질어서(仁) 너무 부드럽기는 하지만 경(庚)이라고 하는 강한 양금과 합화하는 재주가 있다.
음은 양을 그리워하고,양은 음을 그리워한다는 음양의 근본 이치가 단적으로 나타난 예다.
이 둘의 합을 인의지합(仁義之合)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올해에는 미국과의 관계가 갑신년보다는 많이 좋아질 것 같다.
2005년의 지지는 유(酉)이다.
유는 음금으로서 서방이 되고 음력으로는 8월,시간으로는 오후 5∼7시,동물로는 닭이 된다.
또한 유는 완숙하다는 뜻을 갖는 글자로서 만물이 성숙한 것을 나타내며,술 주(酒) 자의 뜻을 가지고 있고,명리학적으로는 도화살이고 양인살에 해당하는 글자다.
이렇게 본다면 내년 한국 경제는 갑신년에 비해 외형적 발전은 없어도 내적으로 발전할 것 같다.
특히 금속·금융 계통의 산업이나 주류에 관계된 산업이 활기를 띨 것 같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수출은 올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출판 분야는 갑신년의 악몽 같은 어려움을 벗어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섬유산업이나 토목·건축,농업 분야는 갑신년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 같다.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체로는 S기업의 눈부신 활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많은 여성 경제인들의 출현과 그 활약이 기대되는 해가 될 것이다.
내년도 올해처럼 지지인 서금(西金)이 천간인 을목(乙木)을 극하는 해이며 특히 지지의 힘이 더 강해지는 해이다.
천간인 을목은 경금과 합이 되어 지지 유금의 힘을 배가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을유년 역시 상생의 정치는 불가능한 일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고 야당이나 재야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 같아 대통령의 말이나 뜻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운세는 갑신년보다는 훨씬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인사는 개혁보다 실용주의적 마인드를 가진 안정형의 인물이 기용될 수 있을 것 같고,여성 정치인들의 눈부신 활약 또한 기대된다.
특히 을유년에 주목할 사항은 사법부를 비롯한 군경의 힘이 더욱 강해져 하극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강력범죄가 더욱 증가할 것 같으니 치안유지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을유년은 또한 닭띠의 해이다.
닭은 십이지지의 열 번째 동물로서 시간의 흐름과 변화를 재빨리 판단하는 능력을 지닌 상서로운 새다.
닭은 울음으로써 새벽을 알리고 빛의 도래를 예고한다.
그래서 닭을 가리켜 때를 알려주는 시보의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일을 미리 알려주는 예지의 능력을 가진 짐승이라고 하는 것이다.
무속신화나 건국신화에 나타난 닭 울음소리는 천지개벽이나 위대한 인물의 탄생을 알리는 태초의 소리였다.
닭은 또 귀신을 쫓고 요괴들을 물리치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빛을 불러오고 액을 물리치는 여명과 축귀의 상징이다.
이렇게 볼 때 내년 국운은 올해보다 훨씬 좋을 것 같고 통일의 조짐도 희미하게나마 보인다.
그래서 남북문제,특히 북핵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 같으며 남북간에 경제적인 협력체계가 본궤도에 올라서면서 본격적인 남북 경제교류가 실현될 것 같다.
이렇게 해나가다 보면 통일의 시기가 점차 앞당겨질 수 있겠지만 사회 전반에 깔려있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나 편가르기 식의 갈등은 조금도 줄어들 것 같지가 않다.
노사문제는 더욱 그럴 것 같다.
인간 스스로에 의해서,자신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종말이 가능한 현실로 다가오는 오늘날,우리에게 시급히 요청되는 과제는 나와 남이 둘이 아니고,삼라만상이 평등무차별한 하나의 존재임을 여실히 깨닫는 일이 아닐까.
을유년은 오천 년 동안 고난과 역경 속에 살아온 우리 민족이 후천세계의 중심이 됨을 만천하에 알리는 해이며,국운이 겉으로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내적으로 결실을 맺게 되는 해이다.
인류 역사의 처음과 마지막은 이 땅 대한민국에서 시작되고 끝을 맺게 될 것이다.
송인창 < 대전대 동양문화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