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 장편소설 '고래' 출간 "여인 3대 파란만장한 가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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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10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수상한 작가 천명관씨(40)가 장편소설 '고래'(문학동네)를 출간했다.
'고래'는 국밥집 노파,금복,춘희로 이어지는 여인 삼대의 파란만장한 가족사다.
1,2부는 산골소녀에서 소도시 기업가로 성장하는 금복의 일대기에 포커스를 맞췄다.
3부는 감옥을 나온 뒤 폐허가 된 벽돌공장(엄마 금복이 일궜던 삶의 터전)에 돌아온 금복의 딸 춘희의 생존과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고 있다.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섞임'과 '확장'이다.
신화나 우화가 섞인 것도 같고 무협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며 한 편의 판타지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도 든다.
우선 주인공 춘희부터 초현실적으로 설정돼 있다.
태어날 때 이미 몸무게가 7㎏이나 됐던 춘희는 14세가 되기 전에 1백㎏을 넘어선다.
그녀는 벙어리이지만 천하장사인 데다가 아프리카 코끼리 점보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
이 작품은 기승전결이라는 소설의 정통적 작법을 빌리지 않고서도 긴 이야기를 얼마나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초반부 연관성 없이 여기저기 떨어져 있던 이야기들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정교하게 맞물려 큰 그림을 그려간다.
사랑과 불행,돈과 가난,고통과 복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들을 긴장 속으로 몰아넣는다.
문학동네상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임철우씨는 "독자에게 처음엔 낯설음과 기이함,동시에 상당한 당혹스러움과 저항감을 안겨주며 시작되는 이 소설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뜻밖에 굉장한 흡인력을 발산하면서 결말까지 숨가쁘게 몰입하게 만든다"고 평했다.
천씨는 영화 '북경반점'과 '총잡이'의 시나리오를 썼고 현재 영화 연출을 준비 중인 특이한 이력의 작가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