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3달연속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년동안 외국인이 국내증시의 수급주체로 떠오른 것을 고려한다면 외국인 순매도는 증시급락의 주요한 원인이 되었을텐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지수가 저점을 높여오며 하방경직성을 확고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기관투자자의 매수 덕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취재기자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한정연 기자, 기관이 5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기관투자자는 지난 1월에서 5월까지 8천억원에 가까운 매두우위를 나타내며 시장의 발목을 잡았고 6월에서 9월, 혼조세를 나타내다가 10월 2천475억원의 누적순매수를 기록해 월별기준 매수우위로 돌아섰습니다. 이후 11월에는 7천26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고 이달들어서는 이미 1조원 이상을 순매수해 갈수록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또 기관의 순매수가 월별기준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며 이달 기관의 누적순매수금액은 IT붐에 힘입어 증시가 활황을 보였던 지난 99년 7월 이후 5년 5개월만에 최고치입니다. 이처럼 기관 순매수 규모가 늘어나면서 외국인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견조한 흐름을 지켜갈수 있었습니다. 외국인의 3달간 누적순매도규모는 3조7천억원가량되고 있지만 그동안 지수는 저점을 높여오며 하방경직성을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관투자자가 이제서야 제 역할을 제대로 하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관이 올 10월들어 갑자기 매수우위로 돌아선 이유는 뭔가요? [기자]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기관은 올 3분기 매도에서 매수로 방향을 돌리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후 10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서 매수금액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데요 이처럼 기관이 매수우위를 나타내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간접투자상품 가입자의 시장이탈이 일단락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지수 800포인트대 이상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났던 투신권의 환매러쉬가 올 4분기 장세에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정액 반복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양질의 자금으로 볼 수 있는 투신의 적립식펀드와 생보의 변액보험 판매가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여력을 증대시키는 요인으로 볼수 있습니다. 이러다보니 기관투자가 가운데에서도 신규자금이 들어오는 상품을 가진 기관의 매수금액이 더욱 늘어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투신과 증권, 보험의 순매수규모가 늘어났구요 정부정책 등에 힘입어 연기금도 주식 매수규모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반면 뚜렷한 효자상품이 없는 은행과 종금-저축은행은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기관은 어떤 종목들을 중심으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습니까? [기자] 기관이 65개월만의 최고 순매수를 기록한 이달 기관순매수는 SK에 가장 많이 들어왔습니다. 아시다시피 SK는 현재 소버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이 한달만에 SK주식 4천5백억원어치를 사들여 SK의 경영권을 지키는데 도움이되는 백기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밖에도 기관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천700억원 가까이 사들였고 한국전력과 포스코, 신한금융지주, 국민은행, KT 등의 주식을 매수했습니다. [앵커] 기관의 매수규모 증가와 매수우위종목까지 알아봤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이같은 기관의 순매수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기관의 이같은 순매수는 기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어느정도 공통된 견해입니다. 올 4분기 증권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의 시장지배력이 완화되고 지나치게 위축됐던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복원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기관은 그동안 과도하게 비워놨던 주식보유비중을 높이는 과정을 겪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앞서 살펴본 바와같이 지수 800선만 넘으면 이탈현상을 보이던 간접투자상품 가입자수가 진정되는 것은 이제 국내증시에서 간접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투신 적립식펀드와 생보의 변액보험으로는 각각 매월 1천억원 이상의 신규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긍정적인 주변여건으로 미뤄볼때 증시전문가들은 기관투자가의 순매수가 기조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한정연기자 jy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