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식 이레전자 대표 ceo@erae.com > 최근 몇 차례 대리운전을 이용한 적이 있다. 운전기사와 대화 중 국가경제가 개인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서울에만 대리기사가 수만명에 이른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더욱이 그들 중 상당수가 주간에는 다른 직업을 가진 투잡스족이란 것이다. 낮에는 본업을 하고 밤부터 새벽까지 대리운전을 하고 또다시 아침에 출근한다는 것이다. 어제는 두 딸을 둔 부부대리기사를 만났다. 남편이 대리운전을 해주고,돌아갈 택시비를 아끼기 위해 부인이 차를 몰고 따라왔다. 우리 주변에는 경제적인 문제로 힘겨워 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거리의 노점상,갈 곳 없는 철거민,일할 곳 없는 해직자,국회 앞에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천막들…. 정부의 의지대로 올 한해 얼마나 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 것일까?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줄 만한 정책이 나오길 기다리는 것도 이제 지루해질 정도다. 이렇게 힘든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했던 날들이 이제 다 가고 있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모든 어려움도 끝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 중소기업들에도 매년 오르는 인건비,원자재파동,구인문제,자금문제,주문감소 등으로 힘겨운 시간이었다. 아무리 발버둥쳐봐도 역부족으로 느끼며 좌절하는 기업인들이 늘고 있다. 이제는 배수의 진을 친 생존전략이 필요할 때다. 더 이상 물러날 곳도 없다. 기존 사고와 틀을 완전히 깨어버리지 않고는 어렵다고 본다. 내년에 가격인하를 요구하는 바이어와 대기업 임금인상,주5일 근무제로 인한 인건비 상승요인 등 풀기 어려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제 정말 중소기업 위주의 정책개발과 기업과 기업간에도 라이벌구도에서 벗어나 상생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나를 버리고 둘을 얻는 지혜로움을 배워 서로 협력하며 시너지효과를 키워야 한다. 필자가 속한 디스플레이기업협의회에서는 2005년 중소기업간 공동개발,공동구매,네트워크 공유 등 살아남기 위한 모든 방법을 추진하려고 한다. 과거에는 중소기업끼리 협력하는 일이 힘들었지만,이제야 말로 협력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혼자서 안되는 일도 함께하면 이뤄질 것이다. 그리고 꼭,꼭 성공해야 한다. 어려움을 이겨낸 모든 중소기업들에 희망찬 새해와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