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계 4곳중 3곳 '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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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 올해보다 더 힘들 것 같아요."
"이대로 가면 대부업의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 24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국소비자금융협의회(KCFA) 사무실에선 양석승 협회장과 중견 대부업체 사장 2명 사이에 이런 이야기가 오갔다.
이들의 대화내용은 요즘 대부업계가 느끼고 있는 위기감을 대변하고 있다.
실제로 등록 대부업체 중 상당수는 정상적인 영업을 포기한 채 다시 지하로 숨어들었다.
이에 따라 일수대출 등으로 근근이 사업을 꾸려가는 자영업자들의 '돈줄'이 막히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대부업체 다시 지하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의 등록 대부업체 숫자는 지난 10월 말 현재 총 1만2천44개에 달했다.
이는 전년 말보다 5백1개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대부업계 속사정은 겉으로 드러난 통계치와 차이가 있다.
KCFA 이재선 팀장은 "협회차원에서 전화 확인작업을 통해 파악한 결과 전체 등록 대부업체의 25% 정도만 연락이 닿았다"며 "실제로 영업 중인 대부업체는 전국적으로 3천∼4천개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등록 취소건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금감원 조사 결과 폐업 등으로 인한 등록취소건수는 지난해 말 2천3백77건에서 올 10월 말 현재 5천6백10건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돈줄 막히는 자영업자 늘어
등록 대부업체들이 줄어들면서 급전(急錢)이 필요한 자영업자에게로 불똥이 튀고 있다.
대출잔액이 1백억원가량 되는 중견 대부업체의 한 사장은 "강남에서 영업 중인 식당 가운데 일수 대출을 받아 음식재료를 구입하는 곳들이 꽤 있다"며 "최근 '그동안 이용해 오던 대부업체가 문을 닫았다'며 우리 회사를 찾아오는 업주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그나마 영업 중인 등록 대부업체들도 대출심사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국내 최대 대부업체인 APLO파이낸셜그룹의 경우 의료보험이 발급되는 직장에 6개월 이상 근속한 사람에게만 돈을 빌려주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