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청약조건 강화에 따른 반사이익 보려나.' 정부가 내년 6월 분양에 들어가는 판교신도시 아파트의 청약자격을 대폭 강화하자 건설업체들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판교를 노리고 청약통장을 아껴온 수요자들이 당첨 가능성이 높은 주변 지역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는 부동산경기 침체라는 악재 외에도 판교가 분양시장의 '블랙홀'로 작용해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 하반기 이후 판교신도시의 분양을 기다리며 청약통장 사용을 미루는 분위기가 확산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실제로 판교신도시의 흡인력으로 인해 용인과 남양주 등지에서 분양에 들어간 업체들이 저조한 청약률로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번 정부의 청약자격 강화 및 무주택우선공급 확대 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남부에서 분양하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에 다시 청약자들이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판교신도시 인근에 있는 단지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판교 인근을 제외하고는 기대만큼 반사이익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판교신도시 시범단지 분양시기(내년 6∼7월) 이전에 공급되는 물량 중 주목할 만한 단지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판교신도시 물량이 2008년까지 꾸준히 분양되기 때문에 낮은 당첨확률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청약통장 보유자들이 판교에 매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판교신도시 청약 대기자는 실제 거주와 투자를 함께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다른 지역에서는 청약통장 아끼기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