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과 같은 3.6%에 머물렀지만 서민들의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는 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2월 중 소비자물가지수는 각종 서비스요금 인상에도 불구,농수산물과 원유가격이 떨어진 데 힘입어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0% 오르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연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정부 목표(3%대 중반) 안에 들어가는 3.6%로 집계됐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급등과 조류독감 등으로 인한 축산물 가격상승 등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항목별로는 올 한햇동안 식료품비가 가장 큰 폭(6.3%)으로 올랐고 광열·수도비(5.6%) 교육비(5.2%)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4.2%로 물가가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제주(4.0%),서울·충남(각 3.9%) 등의 순. 전체 물가는 3%대에서 잡았지만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올 한해 4.9% 올라 2001년(5.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소비자들의 구입빈도가 높은 1백56개 품목으로만 산출한 것이다. 생활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되는 품목 중에서는 과일류의 가격급등이 두드러졌다. 사과값은 1년간 44.7%나 뛰었고 귤(34.0%) 수박(30.8%) 등이 급등했다. 이 밖에 닭고기(30.1%) 돼지고기(25.9%) 등 축산물과 등유(18.0%) 유치원 납입금(8.2%) 등도 서민들 살림살이에 부담이 됐다. 반면 배추 값은 전년대비 24.0% 떨어졌고 파(-23.5%) 양파(-18.3%) 명태(-9.9%)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내년엔 올해보다 평균 원유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다 경기침체로 총수요 압력도 크지 않아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연말 담배 값이 인상된 데 이어 전기요금,쓰레기봉투 값,상·하수도료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될 예정이어서 전체 물가는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체감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