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창 産銀총재, 구본무회장 독대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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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의 증자 문제를 놓고 채권단과 LG그룹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가 구본무 LG회장에게 독대를 요청했다.
이윤우 산업은행 부총재는 30일 밤 늦게 기자회견을 갖고 "유 총재가 내일 오전까지 구 회장과의 직접 면담을 요청했다"면서 "면담이 성사되면 협상에서 큰 틀의 변화는 없겠지만 출자 분담금 조정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일단 거부의사를 내비쳤다.
LG 관계자는 "면담요청이 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만나봐야 큰 의미가 없다"면서 "채권단이 구 회장의 결단을 촉구하기보다는 실질적인 협상에 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는 "LG카드는 내년 1월3일 9백40억원을 포함해 1월중에만 1조2천억원의 채권이 만기 도래한다"면서 "자본확충 없이 자체 유동성만으로는 1월 10일을 넘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31일까지 증자에 합의하지 못하면 자동 청산절차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LG측을 압박했다.
채권단은 31일 오전 8시 은행회관에서 산업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 등 4개 채권단 은행장 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채권단과 LG는 분담금액 산정 기준 등을 놓고 서로의 주장을 반박했다.
채권단은 LG그룹에 6천7백억원을 분담하라고 재차 요구했으나 LG측은 "2천6백억원 이상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LG측은 "산은은 그동안 LG가 부담해야 할 출자전환 금액을 8천7백50억원에서 7천7백억원으로,다시 6천7백억원으로 바꾸면서 그때마다 금액을 먼저 정하고 논리는 매번 다르게 원칙 없이 포장해 왔다"며 "산은의 무원칙과 빈약한 논리에 대해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는 "LG가 출자전환 분담규모를 산정할 때 채권단이 이미 출자한 3조5천억원을 포함한 것은 이미 많은 지원을 한 채권자가 더 많이 출자전환토록 하는 것"이란 채권단의 주장에 대해 "1조2천억원을 출자전환해 LG카드가 계속 기업으로 유지될 경우 채권단이 얻는 이익이 LG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당연히 채권단이 더 많이 출자전환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LG는 또 무담보채권금액에 비례해 출자전환을 분담하는 것이 기업구조조정이나 워크아웃의 기본원칙이라는 채권단의 주장에 대해서도 "LG카드 문제는 기존 주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기업구조조정 원칙과 달리 기존 주식을 그대로 인정하고 추가적인 자본확충만을 고려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틀린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장진모·오상헌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