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지진과 해일에 따른 피해가 동서남아로 확산되던 지난달 29일.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박삼구 회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지난달 22일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서 태국 푸껫에 들어갔던 한국인 관광객 1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었던 것.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박찬법 사장에게 "운송회사로서 승객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회사의 역량을 총동원해 승객의 소재를 파악해달라"고 지시했다.


이때부터 방콕지점,푸껫공항지점,본사 그룹예약팀,서울여객지점 등이 대대적인 승객 찾기에 돌입했다. 현지 직원들은 피해지역과 현지 공관,대책반 등을 샅샅이 훑었고 서울지점 영업직원들도 승객을 모집한 국내 여행사와 현지 여행사와의 전화 통화에 매달렸다.


전사적인 승객 찾기에 나선 지 다섯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5시. 소재가 파악되지 않던 함모씨(58·여)가 현지 여행사 가이드로 일하는 아들의 집에 머무르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현지 전화가 모두 불통이었던 터라 푸껫지점 직원이 수소문 끝에 직접 집을 찾아 확인한 것.


푸껫지점 관계자는 "함씨는 여행사에서 항공권만 구입해 출국한 뒤 개별여행을 했기 때문에 소재 파악이 더욱 어려웠다"면서 "이번 일을 통해 '우리 승객은 우리가 지킨다'는 각오를 새롭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7일 아시아나의 푸껫발 인천행 마지막 항공편으로 귀국한 승객은 2백2명. 아시아나항공은 자사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 가운데 현지에 체류 중인 10명을 제외하면 모두 무사히 귀국했다고 밝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