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시험 때 학력과 나이에 대한 제한을 없애면 청년실업난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40대 중반에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 보상부에서 '늦깎이 신입사원'으로 출발하는 류종춘씨(45). 류씨는 지난해 고졸학력과 44세의 나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석·박사 등 고학력 지원자 수천명이 몰린 근로복지공단 공채시험에서 78대1의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 류씨는 공단에 입사하기 전까지 학력과 나이에 대한 사회의 색안경 때문에 각종 입사시험에서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신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95년 7급 공무원시험에 합격,서울 통계청에 정식 발령을 받아 순탄한 길을 걷는 듯 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병간호와 동생 뒷바라지 등을 위해 휴직을 신청했으나 수습기간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한 달여 만에 공직생활을 접은 그는 이후 나이 및 학력제한에 걸려 취업전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류씨는 "근로복지공단이 나이와 학력제한을 철폐하지 않았더라면 사회에서 영원히 도태되고 말았을 것"이라며 "청년실업을 해소하려면 먼저 채용시장부터 유연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용시장이 유연해지면 구조조정된 근로자들도 큰 불안을 느끼지 않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유연성은 물론 청년실업난을 해소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류씨는 "수많은 청년들이 학력 및 연령제한에 걸려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직사회부터 이 같은 색안경을 벗고 채용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