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일할 때다] <2> 예산처 장관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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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들어가는 회의에만 참석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라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있는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의 하루 일정은 각종 회의와 토론회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국가 예산과 관련된 회의까지 겹쳐 다른 부처 장관들에 비해 일정이 유독 빡빡하다.
예산안 통과 문제로 김 장관이 국회에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던 지난해 12월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예컨대 12월21일에는 오전 9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 들렀다가 오후 3시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가야 했다.
물론 짬짬이 비공식 일정도 수행하면서….
다음날은 오전에 APEC준비기획단 회의,오후에 일자리만들기위원회가 잡혀 있었다.
그 중간에 여의도에 들러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일정도 챙겼다.
예산처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회의에 참석하라는 요청이 하루에 3∼4건 정도 들어온다"며 "오전 7시30분 조찬모임에 갔다가 10시에 회의하고 업무를 겸한 오찬을 마친 뒤 오후 회의에 참석하는 강행군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장관 혼자 일정을 감당할 수 없어 차관이 대신 참석하는 경우가 흔하고 바쁠 때는 1급까지 동원한다.
예산처를 제외한 다른 부처 장관들의 일정도 각종 회의로 빼곡하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다른 부처의 정책에도 의견을 적극 개진하라는 주문이 많아 '발언준비'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초선의원들이 많은 데다 제각각 의견을 개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을 쏟아부어야 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들어 토론자리가 늘어난 데다 각 정당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려 주요 안건마다 국회의원을 설득하는 데 품이 훨씬 많이 들어간다"며 "일정이 많아진다고 해서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고 푸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