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분석가들은 새해 증시에 낙관론을 펴고있다.


지난해 폐장주가가 급등하며 장기 골든크로스를 만들었고,강력한 저항선이던 종합주가지수 890도 돌파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상승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내증시가 올해 1,000을 돌파한 뒤 장기상승 추세에 몸을 실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는 지표들


기술적 분석가들은 지난해 12월29일 1백20일 이동평균선이 2백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는 장기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일봉차트상 위에서부터 차례로 5·20·60·1백20·2백일선이 자리잡는 완전 정배열 상태가 연출된 것이다.


장기 골든크로스는 증시가 장기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 외환위기 이후 장기 골든크로스는 3차례 발생했고 그때마다 주가는 20% 넘게 올랐다.


지난 98년 12월 말엔 1백7.3%의 높은 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2002년 1월,2003년 9월에도 지수가 각각 26.2%,22.9% 올랐다.


이동평균선의 장단기 격차를 보여주는 MACD곡선도 최근 '제로(0)'를 상향 돌파했다.


MACD는 미국 9·11테러 당시 주가가 폭락한 지 며칠 후 0을 돌파해 대세 상승 신호를 보낼 만큼 신뢰성이 높은 지표로 꼽힌다.


기술적분석의 단점인 후행성을 보완한 중장기지표인 파라볼릭도 지난해 12월부터 장기매수신호를 보내고 있다.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은 3년째 감소 중인 거래량 문제.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줄고 있지만 매수거래량(매수호가에 의해 체결되는 거래량) 누적치인 AD라인은 새 고점을 형성 중"이라며 "이는 대세 상승 국면에서 상승에너지가 축적될 때 나타나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1,000 돌파 전망도


낙관적 분석가들은 1분기 중 940까지 상승한 뒤 상반기에 1,000포인트 돌파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윤학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강력한 저항선이던 890선을 뚫었기 때문에 1월 중 940,2분기 말에는 1,015포인트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지금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4분기 말에는 증시 사상 최고치를 돌파,1,200포인트까지 급등할 수도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800 이하로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미국과 중국 증시가 탄탄한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1분기 중 940까지 상승하며,조정장세에서도 840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연구위원 역시 "전환선 기준선 등 여러 기술적지표를 감안할 때 지금은 상승 추세 형성의 초기 단계"라고 분석했다.


◆대세상승국면 진입 여부는 논란


종합주가지수는 88년 이후 17년 동안 500∼1,000포인트의 박스권에 묶여있었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올해를 기점으로 이같은 박스권을 탈피한 뒤 본격적인 대세 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감이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엘리어트 파동이론상 지금은 대세상승기의 중기파동국면에서 상승 3파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상승 여력이 크다"고 지적했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증시가 상승 5파와 하락 3파를 반복적으로 진행한다는 이론으로 중장기적인 추세를 판단하는 유용한 분석틀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신중한 입장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증시가 추세적인 상승구도를 그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대세 상승 국면이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002년 10월 이후 랠리를 이어온 미국증시가 상반기께 조정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여 한국증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대표주자인 삼성전자가 장기 추세선을 하향 이탈한 상황이어서 대세 상승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