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이 부자고객 잡기에 나섰다. 2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공상은행은 지난해 12월 중국 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베이징에 4개의 '부자은행' 지점을 설치했다. 대상 고객들은 각각 50만위안(약6천2백50만원)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광다은행도 최근 VIP 귀빈카드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은행 예금이 1백만위안(약 1억2천5백만원) 이상인 고객이 대상이다. 김범수 우리은행 베이징 지점장은 "2006년 말 금융시장 전면 개방을 앞두고 외자은행의 진출이 빨라지면서 고객의 양적 유치에 치중했던 중국 은행들이 우량 고객 유치로 대응 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증권에 따르면 중국에서 1백만달러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백만장자는 23만6천명(2003년 말 기준)으로 한국의 4배 수준이다. 공상은행의 '부자은행' 지점은 5성급 호텔 수준의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평균 1백㎡ 면적을 갖춘 데다 주차장도 완비돼있다. 고객을 금융 자산 규모에 따라 50만위안,1백만위안,2백만위안 이상으로 구분하고 있다. 광다은행의 VIP 귀빈카드를 소지한 부자고객은 베이징 시내 54개 유명 병원에서 일반인보다 빨리 진료 수속을 밟을 수 있고,골프장 이용시 우대받는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앞서 미국의 씨티은행은 지난해 6월 상하이에 부자고객 상대 재테크 서비스를 위한 씨티골드를 세운 데 이어 베이징에도 이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외자 금융회사가 런민비(인민폐) 영업을 할 수 있는 도시를 13곳에서 18곳으로 확대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