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반도체단지 무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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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공사가 지난해 말 삼성전자와의 화성 반도체 2단지 부지 매각협상 결렬을 선언하자 삼성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삼성은 토지공사 측이 부지 가격문제로 인해 일방적으로 협상을 중단할 경우 향후 20조원을 투입할 삼성의 중장기 사업전략은 물론 경기도 화성 일대를 세계 최대의 반도체 산업단지로 육성한다는 정부의 방침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2일 삼성과 토지공사에 따르면 양측은 협상 시한인 지난해 말까지 경기도 화성시 동탄읍 일대 16만7천평에 대한 반도체 부지 가격협상을 벌였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이에 따라 토지공사는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해당 부지를 중소기업 등에 공개 매각하거나 서민 임대주택 건설용지로의 변경 등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토지공사 측은 △평당 2백22만원에 책정된 부지 가격은 택지개발촉진법에 따라 산출된 적정 가격이고 △인근 죽전 택지개발지구내 공장용지 값도 평당 2백만원 이상이며 △가격을 낮춰줄 경우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시비가 일 가능성이 높아 삼성 측의 가격인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평당 2백만원 이상 주고 대규모 첨단 공장을 짓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토공 측이 가격협상에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협상을 그만두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유치하면서 내세운 파격적인 조건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며 "평당 2백만원이 넘는 땅값을 지불하고서는 그 어떤 업종보다도 경기 부침이 심한 반도체사업을 탄력적으로 전개해나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토지공사 측도 가격을 하향조정할 특별한 근거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어서 정부가 거중 조정에 나서지 않을 경우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사업 전략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은 이미 확보해둔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내 30만평(1단지)에 9∼13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향후 1∼2년 내에 14,15라인을 신규 설치할 예정이다.
이어 오는 2010년까지 20조원을 들여 16∼21라인의 최첨단 설비를 2단지 내에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 토지공사와 협상을 벌였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