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파가 언제까지 미칠지 모르지만 막막할 따름입니다." 푸껫 지진해일 참사로 인한 한국인 피해자 수색작업의 숨은 주역인 1천여명의교민들 사이에 향후 닥쳐올 경제적 여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라는 현지 특성에 걸맞게 전체 교민사회가 여행사나 식당 같은 관광 연관산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껫한인회(회장 진명표.52)에 따르면 등록된 한인업체는 일반 여행사 32개, 토산품점 4곳, 식당 8곳, 라텍스(천연고무 매트 제품) 취급점 5곳, 온-라인여행사 겸숙박업소 2곳, 술집 2곳, 당구장 한 곳, 스쿠버다이빙 숍 2곳 등이다. 여행사 등에서 일하는 한국인 가이드 수만 600여명에 이를 정도로 관광객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현지 여행사에서 취급한 한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20여만명. 관광객 한 사람당 평균 300달러를 한국인업소에서 사용한 것으로 계산할 때 작년 한해만 600억원 이상을 현지에 떨어뜨렸을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푸껫이 동남아지역 관광지로서는 숙박시설, 유흥시설, 먹거리 등에서 최고의 인프라를 갖고 있다는 이점을 고려할 때 이번 지진해일 참사만 없었다면 한국인 관광객들이 이곳을 계속해 찾았을 것이라는 게 교민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이후 외국관광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데다 한국인 관광객들의 발걸음마저 아예 끊어져 교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식당 몇 곳을 제외하고는 여행사와 토산품점 등은 아예 문을 닫았다. 대부분의 교민들은 생업을 잠시 중단한 채 실종자 수색, 통역, 교통 제공 등에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지난 1989년 푸껫에 들어온 뒤 현재 ㈜푸켓 신라라는 여행사를 경영 중인 진명표 회장(52)은 "이번 사태로 최소한 1개월 이상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 사고 직전의 상태를 회복하려면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등 피해를 보지 않은 국가들이 이번 사태로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이들 국가의 관광인프라가 푸껫에 비해서는 최고 10년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광객 수송용 차량 11대를 모두 실종자 수색작업 지원 등에 내놓은 진회장은이어 "여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교민사회 차원에서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 중"이라면서 "이번 사태에 한국관광객들의 피해가 다른 국가 관광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교민들의 일사불란하고, 헌신적인 노력 덕택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증명하듯 교민들은 부상자 간병에서부터 수색작업에 동원된 119구조대, KOICA구조대 요원 등의 길안내와 수송에 이르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푸껫=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