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일할 때다] <3> (기고) "위험 감수하는 임원에 인센티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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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용 < 베인앤컴퍼니 코리아 대표 >
적지 않은 기업들이 투자를 연기하거나 소위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지속되는 경제 불황 때문이다.
올 상반기도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기업들이 몸을 사리는 수동적 경영을 경제불황과 사회 분위기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경제불황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고 한국만의 상황도 아니다.
불황을 기회로 오히려 업계선두로 도약하는 기업들은 언제나 있었다.
기업가적 정신을 되살리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구체적으로 다음 네 가지 과제를 한국 기업에 제안하고 싶다.
첫째 과제는 대기업 임원의 평가 및 보상 체계의 재정립이다.
다소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나 사업을 추진하는 임원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부분 대기업의 현실은 이렇지 못하다.
오히려 실패할 경우 해고당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문화에서 자란 임원들이 CEO가 됐다고 위험을 감수하며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가적 정신을 갖게 될 거라고는 기대할 수 없다.
두번째 과제는 성공적인 기업과 기업가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변화의 필요성이다.
외환위기 이후로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보다는 관리형 경영 스타일이 CEO가 지녀야 하는 자격 요건으로 선호되고 있다.
하지만 관리형 경영 스타일은 경기가 호전되면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경기가 회복세를 타서 최고조에 달하기 전에 혜안과 전략을 갖고 미리 미리 투자하는 기업들만이 기업전쟁의 승자가 될수 있다.
세번째 과제는 신규 사업 및 상품 개발의 프로세스 구축이다.
기업의 모든 상품,서비스,사업에 대해 생애주기(life cycle) 개념을 도입해 최근 2년간 출시된 상품 또는 사업이 총 매출 또는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같은 체계적인 프로세스가 없으면 기업은 신규 사업이나 상품을 개발하는 데 몇몇 개인의 역량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없다.
마지막 과제는 글로벌화 시대에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시장의 축소판이 됐다.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창의적인 기업가적 정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끊임없는 혁신과 창의만이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과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기업들은 지난 10년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70%의 기업과 똑같은 운명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