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CEO(최고경영자)의 유형은 시대상황과 경제여건의 변화에 맞춰 크게 네가지로 바뀌어 왔다. 해방 후 한국전쟁을 거치고 본격적인 경제개발이 시작되던 지난 1960년대와 70년대는 '창업가형 CEO'가 각광받는 시기였다. 당시는 강인한 기업가정신으로 신규 사업을 개척,때로는 정부의 의도보다 발빠르게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기업인을 필요로했다. 고 정주영 현대 회장,고 이병철 삼성 회장,고 구인회 LG 회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들은 정부의 강력한 후원 아래 소비재산업에서 중화학공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에 진출,오늘날 국내 주요 대기업의 초석을 놓았다. 이들 오너 경영인은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자신들처럼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인물들을 전문 경영인으로 기용했다. 이들이 70년대말부터 90년대초까지 창업자가 구축한 사업전개 모형을 성실하게 실천에 옮긴 '사업확장형 CEO'들이다. 방만했던 초기 사업을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보완했고 조직의 밑바닥에서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올라 개발경제시기 성공신화의 주인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80년대 중반부터는 '관리형 CEO'가 등장했다. 우리 기업들의 주력 사업이 확장 국면을 지나 어느 정도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원가절감 현금창출 등으로 대표되는 경영합리화를 위한 CEO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나타난 유형은 '구조조정형 CEO'.이들은 기업의 면모를 일신할 수 있는 신(新)기업가정신을 가지고 기업의 운명에 대해 전권을 행사하며 경영활동의 결과를 책임지고 임직원에게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CEO로 활약하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