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업체들의 일본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세계 최강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살려 일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 일본이 'e재팬'을 기치로 내걸고 VDSL(초고속디지털가입자망)등 차세대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함에 따라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NTT 야후BB 등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은 1백Mbps급 VDSL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KT가 최근 50Mbps 상품을 내놓은 것에 비하면 속도에서는 이미 한국을 앞질렀다. 일본 업체들은 차세대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는 기가비트급 FTTH(광가입자회선) 서비스도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FTTH는 속도가 최저 1백Mbps,최고 10Gbps에 달한다. 일본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속도뿐 아니라 가입자수에서도 한국을 앞서기 시작했다. 2002년까지만 해도 일본의 가입자(5백85만명)는 한국(1천41만명)의 56%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일본(1천3백49만명)이 한국(1천1백62만명)보다 많다. 통신장비 업체들이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업체들은 수년 전에 VDSL 장비를 개발해놓고도 수요가 부족해 고심해온 터라 일본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KT 등 한국 통신업체들은 VDSL 보급이나 FTTH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는 다산네트웍스.이 회사는 최근 솔리션시스템스로부터 71억원 상당의 1백Mbps VDSL 장비를 수주했다. 지난해 일본에 내보낸 장비는 3백억원에 달한다. 특히 일본 FTTH 업체들에 광통신 기반의 기가비트 이더넷(모델명 V5208G)과 L3,L2 스위치 등을 공급해 광통신 비즈니스에서만 수출 1백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광통신 비즈니스 부문에서 전년대비 2백% 늘어난 성과를 올리기로 했다. 특히 스위칭 장비 외에 전송시스템 단말기 등도 내보낼 계획이다. 우전시스텍은 작년 말 닛쇼일렉트로닉스 마루베니 등에 30억원 상당의 VDSL 장비를 공급하는 등 지난해 1백30억원의 수출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엔 소프트뱅크BB에 시범 서비스용 VDSL 장비를 공급하기도 했다. 콤텍시스템은 AON(Active Optical Network) 기반의 광스위치 장비(모델명 FNT3824)와 단말기를 도쿄전력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수출 실적은 80억원.올해는 NTT 소프트뱅크BB 등에 GE―PON 전송장비와 단말기도 공급함으로써 수출을 2백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밖에 네오웨이브 등도 GE―PON과 WDM―PON 장비 개발을 서두르면서 일본 광통신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