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을유년 새해 첫 업무를 시작하는 3일 각각 당사에서 시무식을 갖고 지난해의 갈등과 반목을 씻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지난 1일 새벽 천정배(千正培) 전 원내대표의 전격 사퇴에이어 이날 오전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상임중앙위 회의에서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이미경(李美卿) 김혁규(金爀珪) 한명숙(韓明淑) 상임중앙위원 등 지도부가 일괄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자중지란으로 인해 정초부터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우리당은 이날 오전 11시 영등포 당사에서 이미 사퇴를 밝힌 이 의장이 참석한가운데 최규성(崔圭成) 사무총장 주재로 사무처 당직자들만으로 조촐한 시무식을 갖고 새해에는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딛고 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 수행을 다짐했다. 이 의장은 "전략 전술적 관점보다 과격 커머셜리즘(상업주의)에 집착하는 투쟁의 관성을 벗어나야 한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당의 소임을 바로 세우지 않고 그때 그 때 투쟁을 내보이는 지난날의 투쟁방식을 집권여당이 그대로 답습해선 안된다"며 당내 강경파를 비판했다. 이 의장의 발언이 있자, 한 30대 후반의 당원이 이 의장에게 손가락질과 막말로거칠게 항의했고 사무처 당직자들이 이를 제지하는 등 시무식날부터 소동이 빚어졌다. 한나라당은 염창동 당사에서 박근혜(朴槿惠)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그리고 당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갖고 을유년 새출발을 다짐했다. 박 대표는 시무식에서 "작년 한해 당원들의 도움으로 여러 어려움을 헤쳐올 수있었다"면서 격려하고 "올해도 국가보안법 등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는 만큼 함께 힘을 모아 대처하자"고 당부했다. 박 대표는 이어 "올해는 특히 경제 및 통일 분야가 보다 빨리 정상화되기를 기대한다"면서 "한나라당은 `선진화 추진', `희망 만들기'를 통해 국민들에게 비전과희망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무식에는 현재 거취를 놓고 당 안팎에서 여러가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김덕룡(金德龍) 원내대표와 지난 1일 박 대표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김형오(金炯旿) 사무총장도 참석,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민주노동당은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김혜경(金惠敬) 대표 등 당지도부와 당직자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갖고 창당 5주년을 맞는 을유년(乙酉年) 새해를진보정치가 본격 정착하는 이정표로 만들 것을 결의했다. 김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2005년은 빈곤과의 전쟁에 총매진하고 자주적 통일을위해 한발 전진하는 한해, 벽을 허물고 상생의 정치를 여는 한해가 돼야 한다"며 "올해가 닭의 해인 만큼 민노당이 진보의 여명을 알리는 힘찬 닭울음 소리를 울리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마포당사에서 한화갑(韓和甲) 대표, 이정일(李正一) 중앙위원회 부의장 등 지도부와 당직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식을 갖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다짐했다. 한 대표는 인사말에서 "올 한해는 민주당이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국민을 위해봉사하는 겸손한 자세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이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며 "특히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서는 우리 당원과 지지자들을 포함해 당내부의 단합과 단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김남권 이승우기자 mangels@yna.co.kr south@yna.co.kr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