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들이여,푼돈에서 부를 찾아라.' 날로 확산되는 대형화 흐름과는 딴판으로 1,2센트 같은 쥐꼬리만한 소비를 하는 고객에게도 주목하는 '푼돈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은 기업세계에서 여전히 유효하다며 CEO들이 새해에 돈을 벌고 싶다면 작게 생각하겠다는 결심을 하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생활용품업체인 프록터 앤드 갬블은 인도에서 일회용 샴푸를 1,2센트에 팔아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 미시간대학의 프라할라드 교수는 '피라미드 바닥의 행운'이라는 책에서 몇몇 거대한 기업은 하루 2달러도 안되는 푼돈으로 살아가는 전세계 40억명의 인구를 소비자로 끌어들여 번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소액 거래의 온라인 매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3년 10월부터 2004년 9월까지 1년간 건당 2달러도 안되는 온라인 거래를 한 미국 소비자는 무려 1천4백만명으로 증가했다. 초소액 거래를 묶어 수수료를 물리는 기법이 개발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초소액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소매 판매에서만 작은 것이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뉴욕 증시에서는 소형주가 대형주를 압도했다. 소형주로 짜인 러셀 2000지수는 지난해(12월29일 기준) 17.32%나 상승,대형주들이 포진한 S&P 500지수의 상승률 9.13%를 훨씬 웃돌았다. 오락 및 미디어 분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일고 있다. 값 싸게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디지털 음악 판매는 2003년 6천만달러에서 2004년 2억7천9백만달러로 급증했다. 정치자금에서마저 푼돈이 위력을 발하고 있다. 선거자금법 개정으로 기업이나 노조의 무제한 정치자금 기부가 금지되면서 개인들의 소액 기부가 중요한 자금원이 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해 모은 정치자금 중 1인당 2백달러 미만의 소액 기부가 3분의 1을 차지했다. 지난 2000년 대선 때 2백달러 미만의 소액 기부는 전체 기부금의 10.5%에 불과했었다. 뉴욕타임스는 정보기술의 발달과 새로운 소비자를 찾으려는 기업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푼돈을 중시하는 경영흐름이 확산될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