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이 연초부터 강한 랠리를 보이고 있다. 작년말 6개월간 저항선으로 작용해온 380선을 뚫은데 이어 올들어서도 단숨에 390선까지 올라섰다. 기관이 매수세를 주도하고 외국인도 가세,지수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거래소시장이 연초부터 약세를 나타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시장 부각 요인으로 △정부의 강도 높은 벤처 활성화 대책 △장기 소외에 따른 가격 메리트 △거래소 실적모멘텀 둔화로 대안시장으로서의 매력 부각 등을 꼽고 있다. 하지만 향후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400선 돌파 가능성을 점치지만 주도주가 없는 테마장세여서 단기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스닥 연초 랠리 4일 코스닥종합지수는 2.60포인트 오른 393.00에 마감됐다. 작년 12월29일부터 이날까지 4일 연속 상승세를 타며 22.23포인트(5.99%)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6월 중순 380 밑으로 떨어진 이후 6개월여간 번번이 380선에 부딪혀 상승세가 좌절됐다. 하지만 작년 12월 중순부터 380선에서 숨고르기를 한 후 연초에는 390선마저 뚫었다. 전고점 돌파는 기관과 외국인이 합작했다. 기관은 코스닥시장에서 최근 5일 연속 '사자'에 나서는 등 작년 12월15일 이후 총 4백90여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외국인도 같은 기간 2백20여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배당락 이후 거래소에서는 상승장을 이끌 만한 이슈가 부족한 반면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배당락의 영향이 작았던 데다 각종 테마도 부각되고 있다"고 그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테마주가 강세 주도 코스닥시장의 강세는 테마주들이 이끄는 양상이다. 최근 한 달간 주가 상승률 상위 종목에도 파루(조류독감) 옴니텔 야호(이상 DMB) 마크로젠 산성피앤씨(이상 줄기세포) 등 테마 관련주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지난 10월부터 대체에너지주,건설주,제약주,줄기세포주,창투사주 등 테마주들이 순환매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위성DMB 관련주와 환경 관련주들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새해 들어서는 관련 정책이 시행될 것이란 기대에 힘입어 연초부터 상한가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에 포진한 IT 관련주들은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둔한 편이다. 코스닥지수가 올들어 3.33% 상승하는 동안 우량기업 30개로 구성된 코스닥스타지수는 1.82% 오르는 데 그쳤다. ◆주가 강세 어디까지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리고 있다. 허재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고점과 비교하면 최근 강세를 과열양상이라고 보기 힘들다"며 "코스닥시장에 대해서는 당분간 긍정적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주도주 대안 찾기로서 코스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실적시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손범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IT경기 회복과 코스닥시장의 자금 유입이 전제되지 않는 한 추세적 상승은 힘들다"며 "올해 유망 테마에 대한 단기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도 "각종 테마주들의 동시다발적 강세는 경계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신 연구원은 "향후에는 업종별로 강세가 차별화될 것"이라며 "인터넷 LCD 등 IT주도주들이 순환매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