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교육부총리 적격 논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노무현 대통령은 4일 개각을 앞두고 교육부총리 교체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가 추진해서)지난해 발표된 교육혁신과정 같은 것은 대단히 좋은 성과였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교육이라는 것이 아무리 잘해도 불만이 가득한 것이고 국민들 정서도 좀 달래고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요컨대 '국민정서'를 감안해 부총리를 교체한다는 게 대통령의 교체배경설명이었는데 이기준 신임 부총리에 대한 교육계 안팎의 평가를 들어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한국교총은 4일 논평을 내고 "교육부총리는 이 나라 교육계의 수장으로서 능력 못지 않게 도덕성이 매우 중요한 자리"라며 "서울대 총장 재직 때 도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인사를 새 교육부총리에 임명한 것은 참여정부의 인사치고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교육개혁을 추진해야 할 시점에서 리더십을 갖춘 인사가 교육부총리에 임명돼도 모자란 판에 부적절한 인사가 기용됐다"고 비난했다.
이 부총리는 서울대 총장직을 수행하며 '사외이사 금지규정'을 어기고 한 대기업의 사외이사직을 겸직한 데다 겸직 당시 받은 연구비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임기를 6개월여 앞두고 자진사퇴했었다.
또 부인이 백화점 등에서 20여차례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도 밝혀지기도 했고 총장 취임 직후인 99년 3월에는 미국 시민권자인 장남이 병역기피 의혹에 시달리다 결국 공익근무요원으로 자원 입대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교육부총리에 대해선 '임기를 같이 하겠다'고 공언했으나 2년이 채 안돼 벌써 세번째 부총리가 들어섰다.
특히 교육부는 담당분야가 넓어 업무파악에만 3∼6개월이 걸리는 부서다.
임명발표가 나오자마자 교육계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신임 부총리가 대통령이 언급대로 '국민정서'에 부응하면서 산적한 교육난제들을 제대로 추진해나갈지 관심거리다.
김현석 사회부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