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이색 제휴 바람이 일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방카슈랑스 상품을 둘러싼 은행-보험 등의 제휴는 이미 보편화됐고 은행-우체국, 은행-전자업체, 카드사-철도 등 이색 제휴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은행권은 `은행들의 전쟁'으로 대변되는 치열한 경쟁에서 고객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휴를 추진중이어서 주목된다. ◆이색 제휴 눈길 신한은행은 지난달 삼성전자와 제휴해 양사가 상대방 고객에게 우대금리 적용,가전제품 무료제공 등 혜택을 부여하는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 제휴 서비스는 신한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삼성전자 직영점에서 가전제품을 사는 고객에게 공기청정기 등을 무료로 주고 삼성전자 직영점에서 가전제품을 산 뒤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형태다. 이 서비스는 집을 새로 사는 사람은 가전제품이 필요하리라는 양사의 판단이 맞아 떨어지면서 도입됐다. 영업점 창구 안내이외에 특별한 홍보는 없었지만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이용자중 현재까지 180여명이 이용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은행 양광우 부부장은 "은행들의 전쟁에서 심판관은 고객들이고 결국 고객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은행이 이기게 될 것"이라며 "서비스 대상 확대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카드는 작년 9월 제휴한 한국철도공사와 공동으로 지난 4일 `KTX패밀리 카드 라운지'를 서울역, 용산역, 대전역, 동대구역, 부산역 등 5곳에 개설했다. 자사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고가 1차 목적이다. 그러나 길거리 카드모집이 금지된 뒤 인터넷이나 텔레마케팅이외에는 카드회원 유치채널이 극히 제한된 전업계 카드사로서 새로운 회원 모집처로 이들 라운지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유형 제휴 확대일로 기업은행은 오는 2월말부터 고객들이 우체국 창구에서 요구불성 예금이나 적금등의 입출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와 업무제휴 계약을체결했다. 기업은행이 부담하게 될 건당 수수료는 약 1천원에 달하지만 영업점을 늘리기보다는 우체국 창구를 활용해 고객 서비스를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미래에셋, 템플턴 등의 상품을 위탁받아 팔면서 적립식 펀드 판매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강자로 부상했다. 은행의 투신상품 판매대행이 늘어나면서 더 이상 증권사나 투신사만이 수익증권의 판매채널이 아닌 셈이 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10월말 현재 전체 투신상품의 26%가 은행점포를 통해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증권, 투신은 금융상품 제조기능을, 은행은 유통기능을 맡는 추세로 판도가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이나 선물 계좌도 은행에서 개설할 수 있다. 현대증권은 국민은행 등에 이어 최근 제일은행과도 업무제휴를 맺고 주식 및 선물계좌 개설업무를 위탁했다. 보험상품도 방카슈랑스 도입 이후 은행권의 점유율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카드사들의 경우 판촉을 위해 공동마케팅 등 다양한 제휴사업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알파벳 `S'로 시작되는 소니, 쌤소나이트, 스파게띠아 등 9개 브랜드와 제휴해 현대카드S 이용자들에게 각종 할인, 경품제공 행사를 진행중이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