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은 국내 화장품 업계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해외 진출 역시 가장 적극적이다. 1964년 '오스카 화장품'으로 해외에 첫 발을 내디딘 태평양은 1980년대까지 국산 제품을 직접 수출하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왔다. 이후 1990년대부터는 해외 현지법인 설립 및 현지 생산을 통한 글로벌 브랜드 육성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태평양은 프랑스 중국 미국을 3대 축으로 현재 1억달러 수준인 해외 현지법인 매출을 △2007년 2억5천만달러 △2015년 12억달러로 확대,현재 전체의 10% 수준에서 3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화장품 본고장 프랑스에서 승부 태평양은 1988년 국산 '순' 브랜드 제품 수출로 프랑스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화장품 선진국인 프랑스에서 잘 알려지지도 않은 한국 제품이 팔릴리 만무했다. 아무리 품질과 기술력이 뛰어나도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화장품 사업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핸디캡은 큰 부담이었던 것.이에 따라 태평양은 90년대 들어 현지 생산·마케팅체제로 전환했다. 현지법인 대표를 제외한 디자인·광고·영업 인력 전원을 현지 채용했고 1997년엔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향수 '롤리타 렘피카'를 내놓았다. 결과는 대성공.롤리타 렘피카는 런칭 첫 해 세계 권위의 향수협회(FIFI)가 선정하는 '프랑스 최고 향수상''유럽 여성 최고 향수상'을 동시 수상,프랑스 향수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했다. 지난 2003년엔 프랑스 여성향수 시장에서 누적 시장점유율 2.7%로 당당히 5위를 차지했다. ◆13억 거대 시장 중국 태평양은 1993년 중국 선양에 현지법인을 설립,동북 3성을 중심으로 백화점 및 전문점에 '마몽드''아모레' 제품을 공급해왔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단순한 매출 증대뿐 아니라 태평양의 히트 브랜드 '라네즈'를 아시아의 대표 브랜드로 키워낸다는 목표 아래 전략적 시장 접근에 나섰다. 화교권 유행의 창(窓)은 홍콩임을 간파,중국 시장 공략에 앞서 지난 2002년 5월 홍콩 소고(SOGO)백화점에 1호점을 오픈한 것.이어 그해 9월 중국 상하이에 현지법인·생산공장을 설립,팍슨백화점에 1호 매장(사진)을 열며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화한다는 전략에 따라 유통 경로는 국내 시장에서와 달리 고급 백화점으로만 한정시켰다. 현재 태평양은 홍콩에서 10여개,중국에서 60여개의 라네즈 매장을 운영중이다. ◆미국 공략으로 글로벌브랜드 육성 태평양은 지난 2003년 9월 전세계 고급 브랜드들의 각축장인 미국 뉴욕에 녹차성분과 동양의 식물 성분들을 함유한 '아모레 퍼시픽' 매장을 열었다. 이어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프레스티지백화점인 버그도프굿맨에 한국 화장품으로는 최초로 아모레 퍼시픽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등 미국 시장에서 착실하게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