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선은 '완숙한 청년기업'이다. 지난 1969년 설립돼 업력이 36년이나 된다. 동시에 지난 2003년 11월 LG그룹에서 분리된 뒤 '제2의 창업'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그룹분리를 계기로 전선산업의 저성장성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로 진로산업 가온전선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구조도 한창 재편 중이다. LG니꼬동제련 LG산전 등 우량 자회사도 보유해 겉보다는 속이 더 꽉찬 알짜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LG전선의 역사에서 올해는 특히 중요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그룹분리 후 의욕적으로 추진한 전기전자부품 사업이 가시화되는 첫해이기 때문이다. 선두주자로 나선 것은 FCCL(동박적층필름).올해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FCCL은 연성회로기판의 핵심부품이다. 연성회로기판은 휴대전화 LCD(액정표시장치)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 사용되는 차세대 인쇄회로기판으로,세계시장 규모가 지난 2003년 2조9천억원에서 내년에는 4조3천억원으로 늘어나는 고속 성장분야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FCCL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된다. 하나증권 김장원 팀장은 "FCCL을 만드는데 필요한 폴리아미드필름 조달이 원활하지 못해 국내 업체들이 생산을 못하고 있지만 LG전선은 이미 자체생산 계획을 세운데다 동박 설비도 갖추고 있어 본격적인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작년 인수한 진로산업을 통해 해양 및 선박전선 분야에서 프랑스 넥상스를 제치고 세계 1위업체로 도약한다는 청사진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경영 및 연구개발 자원을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또 카보닉스와 가온전선 등 작년에 인수한 회사를 통해 다양한 전자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했다. 리드프레임,커넥터,폴리머스위치는 물론 2차전지와 무선통신용 부품도 생산에 돌입했다. 정보통신분야도 사업구조 개편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분야다. 위성송수신 모듈기술을 보유한 코스페이스를 인수,정보통신 장비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해외사업부문도 재정비가 한창이다. 작년 하반기 본격 가동을 시작한 중국 우시법인에선 올해부터 열수축튜브 권선 등 특수전선을 양산한다. 베트남의 2개 법인 등 9개 해외법인의 현지화도 본격 추진된다. 회사 관계자는 "성장성이 정체된 전선 일변도에서 탈피해 세계 1등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며 "오는 2012년까지 영업이익률 10%를 목표로 사업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선이 그렇다고 외형확대만 추구하는 회사는 절대 아니다. LG니꼬동제련이나 LG산전 등 우량자회사의 실적호전으로 지분법 평가이익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또 ㈜LG주식 1백77만주를 갖고 있는 등 보유자산가치도 뛰어나다. 이밖에 주당 1천원의 배당을 실시하는 등 고배당주로서의 명성도 높다. 하나증권 김 팀장은 "전선산업의 특성상 성장성은 떨어지지만 해외 주요 전선업체에 비해 수익성이 양호한 편"이라며 "그러나 주가는 해외업체에 비해 40% 정도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전자부품사업의 성장성과 우량 자회사의 가치를 감안할 때 주가상승의 여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