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글로벌 시대] 유통 : 13억 인구 중국 유통시장 전면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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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인구 중국의 유통 시장이 작년 말 전면 개방됐다.
이에따라 외자기업은 점포확장과 중국기업 인수합병으로 공세를 강화 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덩치를 키우는 합종연횡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가입 4년째를 맞는 올해 중국에서는 외자기업이 할인점 편의점은 물론 약국 주유소 등도 어느 지역에서나 독자 운영할 수 있다.
도서 신문 간행물 등의 도매 시장도 외자기업에 전면 개방됐다.
신 유통업에 대한 개방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홈쇼핑에 대한 법률 근거를 마련,외자기업의 진출을 허용한 데 이어 외자의 제한을 없앤 새 프랜차이즈 법령을 작년 말 발표,오는 2월부터 시행키로 했다.
중국에는 1천9백여개의 프랜차이즈업체가 성업 중이지만 대부분 중국 기업이다.
슈퍼마켓 편의점에서 식당 세탁소 의상점 약국 서점까지 다양하다.
직접판매 시장도 조만간 개방될 예정이다.
시장 개방에 맞춰 중국에는 세계 50대 소매유통 기업 가운데 30여개가 들어와 있다.
지난해 5조위안(약 6백2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 소매 시장에서 외자유통업체의 점유율은 3.5%(2003년말 기준) 수준.
그러나 전면 개방으로 전선(戰線)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상황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세계적 컨설팅사 맥킨지는 "향후 3∼5년 사이 중국 소비시장의 60%는 외국 대형 할인매장이,30%는 중국의 대형매장이,나머지 10%는 지방 중소업체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외자기업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작년 말 안후이성(省) 허페이시에 중국 내 55번째 점포를 연 중국 내 최대 외자 할인점업체인 까르푸는 올해도 10∼15개의 점포를 새로 낼 계획이다.
세계 최대 할인점 업체 미국의 월마트는 '지역 제한 철폐'를 계기로 중소도시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내기로 했다.
옌타이 포산 등 10여곳을 후보지로 정한 월마트는 올해 점포를 15개 추가 개설해 55개로 늘릴 예정이다.
세계 3위 유통업체인 영국의 테스코는 중국 내 25개 매장을 거느린 대만의 슈퍼마켓 체인 팅카오를 지난해 인수,선발업체 추격에 나섰다.
세계 4대 유통업체인 독일의 메트로도 자국에서의 판매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내 점포 수를 20여개에서 내년 말까지 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외자기업들은 또 프랜차이즈 제한이 풀릴 것에 대비해 가맹점 개설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는 최근 중국 진출 이후 10여년간 고수해 온 직영점 전략을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008년까지 중국 내 매장을 6백여개에서 1천여개로 늘리고 이 가운데 1백여개를 가맹점 형태로 운영키로 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지에서 최근 열린 프랜차이즈 전시회 참가업체 중 60%는 외자기업이었다.
세계 2위 편의점업체인 패밀리마트는 작년 말 가맹점 형태의 1호 편의점을 상하이에 개설했다.
상하이에 43개 직영 편의점을 운영 중인 패밀리마트는 2007년까지 가맹점을 적극 모집해 상하이와 주변 지역 내 점포를 3백50여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외자 공세에 중국 유통업계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소매유통 포털 롄상왕 조사에 따르면 중국 유통업 종사자의 40%는 중국 소비시장의 주도권이 외자기업으로 넘어갈 것으로 우려했다.
중국 최대 유통업체 상하이바이롄그룹은 이런 위기감 속에서 탄생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증권감독위는 상하이디이백화점 화롄슈퍼마켓 등 5개 상장사를 합병해 바이롄그룹을 만드는 걸 승인했다.
국가 자본까지 수성에 나섰다.
중국 민간 자본이 주도해 온 가전 유통업에 국유기업인 중국건재집단이 일본의 미쓰비시상사와 공동으로 작년 11월 설립한 이하오자는 2009년까지 점포수를 1백개 이상으로 늘린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가전유통업체 궈메이가 지난해 홍콩증시에 상장하는 등 상장을 통한 실탄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중국의 유통시장 개방은 신 차이나 러시를 예고한다.
궈롄컨설팅의 김덕현 박사는 "한국 소상공인들의 러시가 예상된다"며 "하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는 실패할 수 있으므로 지역별 특성에 맞게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