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하이브리드카와 700만화소 TV폰 등 신기술상품이 상용화되고 디지털 편의점, 슈퍼슈퍼마켓, 명품 아울렛 등 신유통업태가 고성장을 구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사회갈등과 대립을 봉합하려는 중도적 흐름이 두드러져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시스템 창출 노력이 강화되며 `부자' 키워드가 퇴조하고 `웰빙' `명상' `느림의 미학'이 부상한다. 구동존이는 중국의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한 말로 `이견은 일단 미뤄두고 의견을 같이 하는 분야부터 협력한다'는 중국 정부의 실리추구 정책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05년 국내 10대 트렌드'를 선정, 발표했다. ◆저성장 기조와 경제우선 국내경제는 공급능력 감소와 수요위축이 겹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후반에 머무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된다. 교육, 의료, 물류, 문화 등에 대한 규제와개방 부진으로 서비스업의 경쟁력 개선이 답보상태를 보이며 국민이 가장 소망하는것은 가계소득 증가와 경제적 안정이 된다. ◆개방 급물살과 마찰 한.싱가포르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일본과 FTA 최종협상 등으로 개방노력이본궤도에 오르며 세계무역기구(WTO) 다자간 협상,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계기로 서비스시장의 개방이 확대된다. 고용유발효과가 제조업의 3배인 서비스업의 개방은 단기간에 고용확대로 이어진다. 그러나 개방으로 농업과 중소기업 부문의 반발이 발생하고 이들 분야에 대한 재정지원 부담이 늘어난다. ◆격차 확대와 구조조정 가속 정보기술(IT) 등 성장산업으로의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성장산업 보유여부에따라 기업실적과 지역경제의 명암이 결정된다. 우량기업들 조차도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갖춰야만 살아남는 초경쟁시대가 도래, 업계순위가 하위이거나 실적이 나쁜 기업들은 더 이상 구조조정을 미룰 수 없게 된다. ◆금융주도권 다툼 외국계 금융기관들의 영업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국내외 금융기관간, 은행과 제2금융권간 경쟁이 격화된다. 제2금융권은 업무 규제완화 등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업무영역을 개척, 은행권에 대한 반격을 시작한다. 금융기관들의 공격적 영업으로 거래수수료 인하, 우량고객에 대한 우대금리 적용 등이 확산되고 신규고객 확보경쟁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활성화하는 등 자금흐름의 왜곡이 시정된다. ◆신기술.신업태 부상 상온에서 탄소나노튜브의 양산기술이 확보되는 등 신기술 상용화에 대한 도전이 계속된다. △환경과 자동차, 전자를 융합한 하이브리드카 △융복합 IT기기인 700만화소 TV폰 △통신과 의료, 서비스를 복합한 e-헬스케어 △휴대전화와 방송서비스를복합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등이 각광을 받는 등 정보간, 기기간 융복합이 가속화한다. 할인점은 원스톱 쇼핑을 강화하고 백화점은 영화관, 물놀이 장소 등 오락요소를 도입하는 등 기존 유통업태의 융.복합화가 일어난다. 생계형 창업이 퇴조하고 기업가형 창업이 증가한다. 빅사이즈 의류 전문점, 원석주얼리전문점, 가격파괴 삽겹살전문점, 남성미용전문점 등이 유망업종으로 등장한다. 특정품목에 대해 충실한 서비스와 다양한 가격대를 제공하는 디지털 편의점, 슈퍼슈퍼마켓 등 `카테고리 킬러'들이 급부상한다. ◆고실업 어려움 속에 노사상생 모색 경기회복 지연과 기업의 고용비용 절감노력 등으로 인해 고실업의 어려움이 지속된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등으로 인해 체감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된다. 기업들은 상생경영의 일환으로 고학력 미취업자, 소외계층의 채용을 확대한다. 노동운동은 노.사.정 대화를 통해 현안을 해결하려고 시도하고 과격투쟁은 퇴조한다. ◆신제도 도입과 기업부담 집단소송법 시행으로 자산 2조원 이상 법인에 대한 소송위험이 증가하고 개정공정거래법 시행으로 대기업 집단의 경영권 방어능력이 약화된다. 기업들은 신제도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지만 거래소 상장을 폐지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적대적인수합병(M&A)의 위협에 대처해 기업간 전략적 제휴가 활발해진다. ◆다원사회로의 이동 정치권은 수직적 위계질서가 약화되고 역량있는 인사들이 파벌과 당선회수를 뛰어넘어 지도부에 참여하게 된다. 권위적.통제적 리더십이 퇴조하며 명령하지 않고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섬기는 리더십'이 확산된다. 경제적.비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혼합형 가치관이 주류를 형성한다. 개인의 정신적 행복을 중시하게 돼`부자' 키워드가 퇴조하고 `웰빙' `명상' `느림의 미학' 등이 부상한다. ◆한국, 한국인의 재발견 을사보호조약 100년, 해방 60년을 맞아 지난 역사를 반성하고 미래를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참여정부가 집권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실용적, 현실적 노선이 부상한다. 경영, 스포츠, 문화 등에서 이룩한 뛰어난 성과를 통해 한국인의 가능성을 재발견한다.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경험한 한국적 자의식 해체를 반성하고정치, 경제, 경영, 문화 등에서 한국적 모델을 발굴한다. ◆분수령 맞는 남북관계 미국 부시행정부는 북한에 대해 외교와 제재를 병행하지만 북한은 북미간 양자회담을 고수, 북핵문제 해결이 지연된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 북방 3각이남방 3각(미국, 일본, 한국)과 대립하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은 광복 60주년, 6.15공동선언 5주년 등을 계기로 북핵문제를주도적으로 풀겠다는 의사를 표명한다. 남북관계가 상당수준 복원돼 각종 회담과 교류가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대호기자 dae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