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PC업체인 현대멀티캡이 끝내 부도처리됐다. 현대멀티캡은 5일 외환은행 성남지점에 만기도래한 약속어음 6천4백2만여원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를 냈다. 회사 관계자는 "예금잔액이 부족해 부도를 막지 못했다"며 "앞으로 화의나 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스닥위원회는 이날 최종부도로 등록취소사유가 발생한 현대멀티캡에 대해 코스닥 등록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대멀티캡은 오는 10일부터 7일간의 정리매매를 거쳐 오는 19일 등록이 취소될 예정이다. 현대멀티캡은 경영난에다 작년말 터진 어음위변조사건으로 어음소지인이 현대멀티캡의 당좌계좌까지 압류하는 등 악재가 겹쳐 최종부도를 피하지 못했다. 현대멀티캡은 지난해 제3자배정 방식으로 1백15억원을 유상증자하는 긴급 자금 수혈로 코스닥 퇴출을 면했으나 증자 참여자로 현대멀티캡 부사장 겸 하니엘 대표를 맡고 있던 이사무엘상민씨가 현대멀티캡 명의로 어음 1백억원을 가장납입하는 방법으로 어음을 위변조하는 사건이 터져 위기에 빠졌다. 이로 인해 미국계 투자사인 AP핸더슨 그룹으로부터 받으려던 대규모 투자유치 계획도 연기됐다. 결국 지난해말에는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부도직전 등급인 C등급을 받고 관리종목에 편입되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대멀티캡은 지난 98년 현대전자에서 분사해 한때 연간매출이 4천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경영난이 심화돼 지난해엔 매출 2백70억원에 약 1백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