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간 진료 영역이 급속 파괴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가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산부인과 전문의가 비만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병원 경영이 어려운 개원의들이 비보험 진료가 많은 미용,성형,비만클리닉 분야에 대거 진출하고 있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논현동 모산부인과는 산모를 보지 않고 보톡스,주름제거술,미용레이저 등 미용성형 분야만 치료하고 있다. 이 병원처럼 미용 치료를 전문 진료분야로 내세운 산부인과가 늘어나고 있다. 비만클리닉을 운영하는 산부인과도 대거 등장했다. 내과 정신과 재활의학과 방사선과 전문의들도 앞다퉈 비만클리닉을 개설하고 있다. 미국 유명대학에서 예방의학을 전공한 대학병원의 예방의학과 교수는 최근 피부미용 전문병원을 열었다. 그는 전공과는 무관한 미용레이저 시술,보톡스,태반주사,지방흡입을 진료과목으로 내세웠다. 남성확대 수술 등 남성병원으로 유명한 모클리닉의 경우 원장은 비뇨기과가 아닌 정형외과 전문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부과는 사각턱 교정과 종아리 축소 등 성형 부문에,성형외과는 피부 미용 부문에 서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치과에서는 사각턱을 교정하는 시술도 하고 있다. 안과에서도 대부분 라식과 쌍꺼풀 수술을 함께 하고 있다. 한의원에서도 레이저로 미용 치료를 하고 있으며 양방에서는 한방 영역인 침을 놓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피부과 전문의는 "병원간 영역파괴로 의료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며 "해당분야 전문의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