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현들이 남긴 묵향전.. 13일부터 우림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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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當階瑞色句紅葯,臨水文光淨綠天(뜨락의 상서로운 빛은 붉은 작약과 같고,물에 임한 아름다운 빛은 하늘처럼 푸르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서예가였던 유상(柳湘)에게 써준 '대련 서색문광(對聯 瑞色文光)'의 내용이다.
옛날 서간 한 점 한 점의 내용을 음미해 보면 선현의 고결한 모습이 머리 속에 떠오르면서 뜻을 전달하는 음성과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회화나 서예가 아름다운 예술적 미를 추구하기 위한 표현이라면 간찰은 지,필,묵에 가식이나 기교가 없는 순수함이 담겨 있다.
세월이 흘러도 서간을 통해 선현들의 인품 심성뿐 아니라 그 시대의 풍속 사회상까지 엿볼 수 있다.
1500년부터 근대 초까지의 서간만을 모은 '선현들이 남긴 묵향'전이 오는 13일부터 서울 관훈동 우림화랑에서 열린다.
추사 김정희,다산 정약용,퇴계 이황 등 조선조 선현들을 비롯해 김옥균 민영환 등 근세 격변기에 활동했던 유명 인사들의 서간까지 2백여점이 출품된다.
권창윤 한국서예학술원장은 "퇴계의 서간에는 순박함이,정약용은 청일함이,조두순의 글씨에는 근엄이,정두경의 간찰에는 호방함이 배어 있다"고 평한다.
선현들이 남긴 묵적(默蹟)은 대부분 간찰 글씨다.
한 편의 서신에도 쓴 사람의 개성과 심경이 확연히 드러나는 게 특징이다.
27일까지.(02)733-3738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