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올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키로 한 것은 핵심역량을 강화해 어떤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내수 부진,환율 급락,원자재가격 급등 등 경영여건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움츠러들 경우 선진국과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의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반영됐다.


LG는 지주회사 체제를 안착시키고 GS와의 계열분리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핵심 사업의 '질'을 높이는데 총력을 기울일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LG는 이 같은 공격경영을 통해 계열분리되는 LG칼텍스정유 LG건설 LG유통 등 GS 계열사를 제외하고라도 올해 94조원의 매출을 올려 재계 외형 2위 자리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R&D에 승부건다


LG의 올해 투자계획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R&D부문.투자액 3조4천억원으로 지난해(2조4천억원)보다 무려 42%나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전체 투자액의 60%에 해당하는 2조1천7백억원은 △차세대 이동단말기 △디지털TV △PDP △LCD △시스템 에어컨 △정보전자소재 △고부가 유화제품 등 중점육성사업과 미래성장사업에 투입된다.


4천6백억원은 신규 성장엔진인 △홈 네트워크 △카 인포테인먼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클린 에너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고기능 필름 등을 개발하는데 쓰인다.


LG는 시설투자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LG필립스LCD의 파주 7세대 생산라인 건설 및 LG전자 구미 PDP 생산라인 증설,LG화학의 정보전자 소재사업 시설 확대 등에 모두 8조3천억원이 투입된다.


◆수출로 불황 뚫는다


LG는 내수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수출에 '올인'하기로 했다.


올해 수출목표액은 작년보다 30%나 많은 3백92억달러.


LG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출 총력체제를 갖추고 북미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는 디지털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비중을 70%대로 끌어올리고,중국 인도 러시아 등 성장시장인 브릭스(BRICs)에서는 현재의 우위를 살려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하는 이원화 전략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수출 총력체제를 갖추기 위해 LG전자는 5개 지역 대표체제를 출범시켰고 LG화학은 최근 중국에 지주회사를 설립,해외사업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LG 관계자는 "올해 예상되는 어려운 대내외 경영여건에서도 '일등 LG' 달성을 위해 한발 앞선 투자를 통해 주력사업인 전자·화학부문의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