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주들이 '어닝쇼크'(실적악화) 우려속에 급조정을 받는 가운데서도 LG전자가 나홀로 꿋꿋히 버티고 있어 주목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실적이 다른 IT주들에 비해 차별화되는 모습이 뚜렷해 당분간 삼성전자를 대신해 IT대장주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5일 대규모 설비투자계획 발표에 힘입어 전날보다 3.12% 오른 6만6천2백원에 마감됐다. 반면 삼성전자 삼성SDI 등은 약세였다. LG전자는 최근 5거래일간 10% 급등했다. 외국인 매매에서도 LG전자와 다른 IT주들간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와 삼성SDI LG필립스LCD 등에 대해선 매도 우위를 지속하고 있지만 LG전자는 지난해 12월28일 이후 줄곧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반등장 이후 최근까지 주가 상승률을 보더라도 LG전자가 단연 돋보인다. 작년 8월1일부터 올들어 4일까지 LG전자의 상승률은 37.0%로 삼성전자(상승률 8.5%) LG필립스LCD(12.7%)는 물론 종합주가지수 상승률(23.0%)을 훨씬 앞서고 있다. 이와 관련,배승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다른 IT주들은 작년 4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데다 올 2분기까지도 고전이 예상된다"며 "이와 달리 LG전자의 실적은 작년 4분기에 바닥을 찍은 뒤 올해부터 급속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돼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LG전자 영업이익은 작년 4분기 1천8백60억원선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줄어들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다시 뚜렷한 증가세로 반전될 것으로 추정됐다. 유제우 우리증권 연구원도 "휴대폰 출하량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디지털TV의 성장세도 예상 외로 돋보여 LG전자의 실적을 이끄는 양대 성장엔진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근창 동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인 요인을 그 이유로 들었다. 그는 "LG전자의 경우 생활가전 매출 비중이 커 보통 1분기가 실적 증가 폭이 가장 부각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의 경우 생활가전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에어컨 출하량이 급격히 늘어나 전체 영업이익률이 작년 4분기 2%대에서 올 1분기에는 6%대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들이 LG전자로 교체 매매를 활발히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준연 B&F투자자문 상무는 "기관들 입장에서도 IT주들의 회복이 워낙 더뎌 당분간 대형 IT주 가운데서는 실적이 차별화되는 LG전자가 안전한 투자처란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LG그룹 차원에서 이날 금년 중 차세대 이동단말기,디지털TV,PDP,시스템 에어컨 등 전자부문에 9조3천억원을 투자키로 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