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원선이 곧 무너질 것 같던 원.달러 환율이 새해 들어 사흘 연속 상승하며 1천50원선을 넘보고 있다. 정부의 시장개입 가능성과 함께 지난해 12월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언급됐다는 대목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달러 강세를 유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초 환율상승은 그동안 급락에 대한 조정이지 '약(弱)달러' 추세의 급반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 경기호조,달러 강세 전환 작년 말 1천35원에 턱걸이했던 원·달러 환율은 새해 들어 사흘새 11원20전 상승했다. 사흘 연속 오른 건 작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올해 첫 장인 지난 3일에는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환시채)를 이달에만 연간 발행한도(21조9천억원)의 4분의 1에 가까운 5조원어치를 발행하겠다고 밝히자 시장개입 경계감으로 3원 올랐다. 그러나 5조원 중 2조원은 만기도래하는 환시채 차환용이어서 실제 새로 준비된 '실탄'은 3조원밖에 되지 않아 상승폭이 크진 않았다. 4일 60전 오른 데 이어 5일은 미국의 경기호조와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 강세반전으로 7원60전 올라 1천46원30전에 마감됐다. 뉴욕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백2엔대에서 1백4엔대로 수직 상승하자 동반 상승한 것이다. ○바닥 확인은 시기상조 환율 급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러 약세'라는 대세의 전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환율 상승은 그동안 환율 급락에 대한 조정의 성격이 강하며 당분간 달러 약세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달러화 대비 원화 절상률은 15.22%에 달해 세계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절상률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연간 8.41%,엔화는 4.27% 절상됐다. 달러 약세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라는 견해에 외환딜러들도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주호 HSBC 이사는 "원·달러 환율이 1천50원을 넘어서고 엔·달러는 1백5엔을 돌파하면 추세의 전환인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지만 며칠간의 상승만으로 추세전환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환율 상승으로 당분간 환율이 1천원 밑으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동복 산업은행 과장은 "단기적으로 세자릿수 환율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1천35원에서 1천50원을 오가는 횡보장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가 외환시장에 가장 강력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용준·김동윤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