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들어 달러가치가 급반등 하고 있다. 지난해 낙폭이 지나치게 컸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올해 미국 경제 낙관론이 강해지면서 지난 3,4일 이틀 동안에만 달러가치는 엔화.유로화에 대해 2%정도 급등했다. 우리나라 원화환율도 올 들어 달러당 10원 이상 올랐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달러 약세에 따른 인플레 차단을 위해 공격적 금리인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달러가치 바닥론'까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연초의 단기 추세만을 놓고 달러가치 본격 반등을 점치기는 시기상조지만 지난해처럼 '추락'할 가능성은 작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가치 반등하나 새해 들어 달러 움직임은 일단 전문가들의 예상을 깼다. 대다수 외환전문가들은 연초에도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른바 쌍둥이 적자로 불리는 경상적자·재정적자라는 악재가 도사리고 있는 한 달러가치 회복이 어렵다는 게 근거였다. 하지만 달러화는 4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엔화 및 유로화 대비 각각 달러당 1백4.57엔,유로당 1.3286달러에 마감하며 올 들어 이틀간 거래에서 2%씩 급등했다. 지난해 달러가치가 유로화 대비 8.41%,엔화 대비 4.27% 하락한 것을 감안할 때 불과 이틀 만에 상당분을 만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달러가치의 회복 배경으로 미국경제의 호조 지속 전망,지난해 지나친 하락에 따른 반등 등을 꼽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 열린 FRB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시장에는 달러가치가 단기적으로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회의록에 따르면 FRB는 미국경제와 고용 전망을 낙관하면서도 달러 약세로 인한 인플레 가능성을 경고했다. 또한 현재의 저금리로는 인플레 압력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향후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미국이 기존의 '약달러 용인'에서 '추가 약달러 불원'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어서 주목된다. FRB의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외환시장도 '달러 추가약세 불가피'에서 '단기 반등'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FRB가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달러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의 시장분위기라면 엔화 대비 달러가치는 1백2∼1백10엔대,유로 대비 달러가치는 1.30∼1.35달러에서 움직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달러가치는 여전히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공격적 금리인상 가능성 FOMC 회의록에서 나타난 FRB의 의중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약달러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또 하나는 인플레 방지를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FRB는 지난해 다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현재 연방기금금리는 2.25%로 높아진 상태다. 이는 유로존의 기준금리(2%)보다 높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가 추가적으로 인상될 경우 국제자금의 미국 유입이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달러가치도 반등의 계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 연방기금금리가 최소 3.5%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4%를 점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투자은행 제프리즈앤코의 투자분석가 아서 호건은 "FRB가 올해 FOMC 회의(8번) 때마다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이코노미스트 짐 글래스먼은 "FRB가 연방기금 금리가 4%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격적 금리인상이 예상되면서 4일 뉴욕증시의 주가는 하락했고,미국 채권금리는 급등(채권가격 약세)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