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kimsb@sktelecom.com > 해를 맞으면 으레 받는 질문 중 하나가 경기전망이다. 정부나 민간 연구소들은 올 경제 성장률을 3∼5%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산업분야는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WCDMA(비동기식3세대이동통신),WiBro(휴대인터넷) 등의 투자와 서비스가 활성화 되고,범정부 차원에서 추진중인 벤처지원 육성책에 힘입어 지난해보다는 훨씬 나을 것으로 생각된다. 모두들 IMF 때보다도 어려운 시기라고 걱정들인데 그나마 우리경제의 버팀목인 IT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동시에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런데 만일 비슷한 질문을 개인에게 던진다면 어떨까. 올해 또는 10년 후에 당신의 경제·사회적 성취도가 얼마나 될 것으로 봅니까? 모두에게 가장 현실적이고 궁금한 질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사주나 점궤를 인용,자신의 미래를 운명론에 입각해 말하기도 한다. 지구상에서 지난 1년 동안 1억명이 태어났다고 가정하면 그 중 사주가 같은 사람은 2만2천8백31명이 된다. 그들 모두가 같은 운명을 타고난다는 걸까. 나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말을 좋아한다. 사람이 자기의 할 일을 다 하고서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는 말인데,나는 이를 나름대로 달리 해석한다. 사람이 인생이나 어떤 일을 도모할 때 그 뜻이 하나님의 섭리에 부합돼야 하며,일단 목표를 세웠으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하고,그 결과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살다보면 내 노력에 비해 성과가 다르게 나타날 때도 있지만,새옹지마(塞翁之馬)를 생각하면 일희일비 할 일은 아니다. 긴 안목으로 보면 그때의 노력이 미래에 뜻하지 않은 기회를 가져다주곤 한다. 그래서 기회는 항상 준비하고 기다리는 자의 것이다. 사람들은 인생에서 기회가 세 번 온다고 하는데,내가 보기엔 기회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다만 우리가 그 기회를 알아보지 못하거나,기회인줄 알면서도 준비돼 있지 않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운명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어느 조직의 미래나 나라의 경제전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 조직의 구성원이나 국민이 스스로 선택하고 가꾸어 나가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기전망을 묻기 전에 각자가 지금 있는 곳에서 어떤 각오와 계획으로 일 할 것인지부터 자문해야 한다. 나 또한 새해 벽두에 우리 회사가 어떻게 하면 IT산업 활성화를 통해 경제회복에 일조할 수 있을지 생각하며 열심히 뛸 것을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