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한국 사회는 사회갈등과 대립을 봉합하려는 중도적 흐름이 두드러져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시스템 창출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발표한 보고서 '2005년 국내 10대 트렌드'를 통해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명분보다는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흐름이 사회 전반적으로 강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구동존이'는 중국의 저우언라이(周恩來) 전 총리가 한 말로 '이견은 일단 미뤄두고 의견을 같이 하는 분야부터 협력한다'는 중국 정부의 실리추구 정책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다. 보고서는 "올해 한국 경제는 규제완화 미흡과 고용불안 등으로 역동성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경제 문제에 관한 한 정치적 대립을 자제하고 초당파적으로 대응하는 분위기가 정치권과 정책 당국에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또 올해는 정보기술(IT)산업 등 성장산업에의 '쏠림'현상이 더욱 두드러져 우량기업들조차 상시 구조조정 체제를 갖춰야만 살아 남는 '초(超)경쟁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경기회복 지연으로 고용사정은 더욱 악화돼 노동운동은 합리와 상생을 지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와 신(新)공정거래법 등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서는 우려했다. 이로 인해 거래소 상장을 폐지하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대비해 기업간·기업과 기관투자자간 전략적 제휴도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밖에 보고서는 △은행권과 제2금융권간 경쟁 격화 △7백만화소 TV폰 등 신기술 부상 △한국인의 재발견 △분수령 맞는 남북관계 등도 올해의 주요 흐름으로 제시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