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은 일시적인 자금부족으로 대출금 상환 및 이자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에 대해 대출금의 만기를 연장해 주거나 금리를 깎아주는 '프리워크아웃제도'를 오는 10일부터 실시한다고 6일 발표했다. 가계대출에 대해 프리워크아웃(사전 채무재조정)을 실시하기는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8조원의 가계대출 중 3조원에 대해 프리워크아웃을 실시키로 했다. 이와 함께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프리워크아웃을 소호기업까지 확대,올해 3조원의 여신에 대해 만기연장 등을 해주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계획하고 있는 프리워크아웃 규모 6조원은 올해 만기도래하는 여신 42조원의 14.3%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가계대출 프리워크아웃 잠재부실여신으로 분류된 가계대출 중 앞으로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대출에 대해 만기를 적극적으로 연장해 주고 필요할 경우 금리도 깎아주는 제도를 말한다. 상환의지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보가치가 하락했거나 일시적으로 연체했다고 해서 대출금을 회수하는 것이 아니라,상황에 맞게 만기나 금리를 조정해 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신용불량자의 신규발생을 억제하고 은행의 연체율 상승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담보가치가 크게 하락한 빌라를 담보로 한 대출금 1조3천억원과 담보가치가 떨어진 기타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금 1조7천억원 등 3조원의 가계대출을 프리워크아웃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여신은 개인신용평가제(CSS)에서 만기연장이 거절된 여신과 본부에서 심사한 결과 만기연장이 거절된 여신 중 지점장이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여신이다. 이들 여신에 대해선 상환능력과 의지에 따라 채무가 재조정된다. 신용불량자의 경우 대출금 이자를 납부할 경우 3개월 동안 만기를 연장키로 했다. 또 담보가치가 하락한 빌라 등에 대해선 만기 때 여신을 회수하지 않고 담보부족분을 신용여신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이 사용된다. 개인채무가 과다한 사람의 경우 단계적으로 만기를 재조정하게 된다. ◆소호기업도 프리워크아웃 우리은행은 작년 중소기업에 대한 프리워크아웃제도를 도입,작년 말까지 6백98개 기업에 6천2백33억원을 지원했다. 올해는 숙박업 음식업 등 소호업체까지 확대키로 했다. 올해 목표 금액은 3조원.숙박업이 1조6천억원이며 음식업과 욕탕업이 각각 1조원과 4천억원이다. 이와 함께 기업별 여신한도를 사전에 설정해 운용하는 '여신한도 사전 예고제'를 소호기업까지 확대 적용하고 공단지역을 중심으로 블록 마케팅체제를 구축하는 등 기업대출을 작년보다 20% 많은 5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 만기도래 여신 3백15조원 작년 말 현재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및 가계대출 잔액은 각각 2백50조원과 2백66조원에 달한다. 이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중소기업대출은 1백80조원(전체의 72%),가계대출은 1백35조원(50.1%)이나 된다. 가뜩이나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만기 대출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동산경기 및 내수경기 침체로 담보가치가 하락,대출금 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