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7일자) 통화정책의 신뢰성 회복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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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어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2005년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을 밝혔다.
물가안정에 주력하면서 경기상황에도 유의하는 방향으로 금리정책을 운용하겠다는게 핵심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지난해 이맘때의 정책방향과 비교하면 경제살리기에 좀더 주안점을 뒀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수 있다.
사실 올해 우리 경제는 한국은행이 정부(5%)보다도 낮은 4%의 성장을 예측할 정도로 어둡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 생산동향만 봐도 경기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서비스부문이 5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소매업은 무려 22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수출둔화마저 예상되는 상황이고 보면 당분간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지금보다 좀더 적극적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미국 등 선진국들이 금리인상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사상 최저수준인 콜금리를 더 낮추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 내수시장이나 고유가와 불안정한 환율 움직임 등 불투명한 대외여건을 생각하면 한국은행이 좀더 여유있는 통화정책을 구사해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특히 올해는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겠다는 정부측과 협의해 재정과 금융정책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구사될수 있도록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춰야 한다.
가장 초점을 맞춰야 할 부문은 역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지원이다.
수익을 중시하는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는 추세이고, 2007년 말부터 도입되는 신바젤협약에 대비해 은행들이 신용평가시스템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자금공급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여러가지 노력을 하겠지만 앞으로 감독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중소기업 대출이 원활이 이뤄질수 있도록 보다 폭넓은 대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이 시장의 신뢰를 얻도록 노력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실 지난해 한은의 금리결정이 시장의 예상과 지나치게 달라 시장에 혼란을 주고, 정책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을 떨어뜨린 점도 부인하기 힘들다.
이는 한국은행이란 한 기관의 신뢰를 잃는데서 그치지 않고 경제정책운용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앞으로 더욱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