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라는 이름은 듣기만 해도 가슴이 벅차 오른다.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어머니의 엄청난 힘 속에서 용기를 얻고 사랑 속에서 올곧은 마음을 키워간다. 마음이 약해지고 형편이 어려워지면 어머니는 더욱 그리운 존재가 된다. 어머니가 섧게도 이 세상을 떠났다면 살아 생전의 모습을 떠올리며 가슴을 저미곤 한다. 어머니의 희생적인 삶에 보답하지 못한 죄송함도 그렇지만 어머니의 말없는 가르침을 따르지 못한 죄책감이 앞서서다. 비록 행색이 초라하고 배움은 적다 해도 어머니야말로 최고의 스승이 아닌가 싶다. 어머니의 품속은 너무도 크고 깊어 그 안에 있을 때는 도무지 깊이와 폭을 가늠하지 못한다. 품속을 떠난 뒤에야 비로소 당신의 존재를 인식한다. "여자는 약하다.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고 하는 어머니의 위대한 사랑을 느끼는 것이다. 어머니의 귀는 항상 열려 있는 레이더 같고,팔은 비단방석이고,등은 더없이 포근한 침대다. 무릎은 꽃방석이고,가슴은 아낌없이 나눠주는 보물창고나 다름없다. 전쟁터에서 부상당한 군인들이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부르는 게 의사나 간호사가 아니고 어머니라는 사실만 봐도 어머니의 크기를 알 만하다. 요즘 어머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어머니 역의 연기생활을 해온 고두심씨가 MBC와 KBS에서 잇따라 연기대상을 받으면서 '엄마의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지금 방영되고 있는 연속극의 인기에 힘입어 설날특집으로 만들어지는 '어머니'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 상영될 영화들 역시 어머니를 그린 작품들이 많아 힘든 세상살이에 다소나마 위안이 될 것 같다. 얼마 전 영국문화원이 전세계 비영어권 1백2개 국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영어단어로 어머니(mother)가 꼽혔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어머니는 마음의 안식처이며 힘의 원천이다. 코미디언 찰리 채플린이 어머니의 위대성을 표현하기 위해 그의 자서전에서 어머니의 단어를 대문자로 썼다는데 이마저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