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S사에서 국내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모 과장(39).그는 올해부터 차장 진급 대상자가 되지만 첫해에 다른 동기들보다 앞서 차장을 달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업무 부담이 크게 늘어날 뿐만 아니라 조기 진급은 곧 조기 퇴직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장기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구조조정 움직임마저 생겨나면서 이런 분위기는 사회 전반으로 번져가고 있다. 실제 6일 취업전문업체 스카우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3명꼴로 조기퇴직이나 업무 부담 등의 이유로 고속 승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1천9백8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고속승진의 기회가 왔을 때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일단 거부하고 연차에 맞게 승진하겠다'는 응답이 18.9%,'가능하다면 계속 미룰 것'이라는 답변도 10.3%에 달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