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과열 우려에도 불구,단숨에 400선을 돌파하는 강한 상승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연일 급증,허약했던 체력이 보강된 데다 기관에 이어 외국인까지 매수세에 가담해,상승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장기 소외로 코스닥의 주가 거품이 꺼졌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거래소 주요 기업에 대한 "어닝 쇼크" 우려감이 가시지 않은 점도 코스닥의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이나 기관 중 어느 한쪽이 차익실현에 나서거나 주도주가 중.저가 테마주에서 우량 IT(정보기술)주로 옮겨가지 않으면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시각이 강한 편이다. ◆7개월 만에 400선 돌파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00포인트 오른 403.68로 출발했다. 작년 말 '마의 저항선'으로 불리던 380선에 올라선 뒤 연초 390선을 거쳐 불과 5일 만에 400선을 뚫은 것이다. 4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6월10일(400.09)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지난해 12월29일 이후 6일 동안의 상승 랠리에서 지수는 9%나 올랐다. 400선 돌파는 지난 7개월간 형성돼온 380∼390선대의 두터운 매물벽을 뛰어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새해 들어 거래대금이 △3일 7천2백82억원 △4일 9천7백33억원 △5일 1조1백27억원 △6일 1조5천4백55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도 코스닥시장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이날 거래대금은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6천2백39억원)의 두 배를 훨씬 웃도는 규모다. 코스닥의 실적 개선 모멘텀은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에서도 잘 드러난다. 동원증권이 2백80개사의 올 예상실적을 분석한 결과 거래소는 전년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율이 5.0%,4.4%에 불과한 반면 코스닥은 15.4%,35.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대세상승 아니나 추가 상승 여력은 있어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를 추세적인 상승 전환의 신호로 연결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상승세를 이끈 주도주들이 줄기세포 관련주를 비롯 제약·바이오주,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관련주,무선인터넷주,환경주 등 중소형 테마주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가 상승 여력은 있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코스닥지수가 단기적으로 430선,중기적으로는 450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홍래 동원증권 부사장도 "거래소 주요 기업의 어닝 쇼크 여부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코스닥의 상대적인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단기 급등한 테마주를 추격 매수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는 "급등 테마주에 뒤늦게 손댔다가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면서 "수익성이 뛰어난 기업 중 저평가된 곳을 골라 집중 투자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