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주요그룹의 사업 전략은 어렵지만 투자를 늘리고 수출 드라이브를 통해 확대 경영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환율 하락과 세계 경기 둔화로 사업 환경이 나빠질 것으로 보면서도 성장에 무게를 두고 세부적인 사업계획을 세웠다.


삼성 LG 현대차 SK 등 주요 그룹이 일제히 올해 두자리 수 이상의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이들 기업들은 외환 위기 이후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편과 혁신 활동을 통해 성공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왔다.


작년 사상 최대 수익을 거둔 것도 이같은 노력의 결실이었다.


2005년 재계의 공격 경영은 다름 아닌 미래 성장 동력을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부회장)은 투자 확대 배경에 대해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를 늘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일관된 방침에 따라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올해 반도체 및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투자를 강화,작년보다 15.8% 증가한 21조2천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LG도 LCD PDP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이동통신단말기 분야를 중점 육성 사업으로 정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1등 LG'의 기반을 확고히 구축키로 했다.


LG는 전자부문에 9조3천억원을 포함해 총 11조7천억원의 그룹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지난 3일 가진 시무식에서 "LG의 미래를 책임질 대표 사업을 육성하자"고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내수 불황에 따른 영업 위축을 수출로 만회함으로써 세계 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72조5천8백억원이던 그룹 매출을 17.0% 증가한 84조8천9백억원으로,투자 규모도 전년보다 23.8% 증가한 6조7천6백억원으로 확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세계 초일류 자동차 메이커로의 도약을 위한 중장기 비전으로 '고객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Humanity)'을 선언하고 "투자와 매출목표를 크게 늘려 글로벌 기업의 위치를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K도 자원개발과 핵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12.5% 증가한 4조5천억원으로 결정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SK밸류' 재무장을 통한 강한 기업 추구 △투명하고 효율적인 경영시스템 구축을 통한 신뢰 회복 △행복한 사회를 추구하는 기업문화 정착 등 올해 3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사업구조 개편을 완료하고 도약을 꿈꾸는 금호아시아나는 낮은 성장률과 고유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통해 물류·레저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차세대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그룹 임직원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