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상어는 고래세차장직원 오스카물고기를 좇다가 닻에 맞는 사고로 숨진다.


허풍쟁이 오스카는 자신이 상어를 죽인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대중매체들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보도한다.


일약 영웅으로 떠오른 오스카는 이제 '거짓의 부메랑법칙'에 시달려야만 한다.


드림웍스의 애니매이션 '샤크'는 인간세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산 바닷속을 배경으로 인간의 허영심과 매스미디어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의 기만성을 경고한다.


대중매체 장르 중 하나인 만화영화 형식을 통해 대중매체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일종의 고해성사인 셈이다.


주인공 오스카가 처한 상황은 예정된 수순대로 진행된다.


거짓을 감추기 위해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되고 다시 매스미디어에 의해 확대 증폭되는 것이다.


고전 동화를 주로 패러디했던 드림웍스의 전작 '슈렉'과 달리 이 작품은 미국의 대중문화를 패러디하고 있다.


'대부' 등 할리우드 영화와 연예계 스타들의 세계,진실과 정의 대신 시청률 높이기에 급급한 상업주의 언론이 투영돼 있다.


바닷속 세상은 소비사회의 첨단 격인 뉴욕 타임스스퀘어,라스베이거스,도쿄 긴자거리 등을 옮겨왔다.


'코카콜라'와 '버거킹' 등을 변용한 패스트푸드와 상점들이 즐비하며 생선 캐릭터들이 횟집을 운영한다.


'NBC 투데이쇼'의 앵커 케이티 쿠릭과 닮은 캐릭터가 해저 매스미디어계를 주도하고 인간 세상과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조폭 상어들이 활개친다.


오스카의 친구이자 대부 상어의 둘째 아들인 레니는 할리우드 사교계를 대변하는 캐릭터다.


그가 지닌 폭력 혐오,채식주의,동성애 성향 등은 할리우드 연예계의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오스카 곁에 있는 순정 어린 여인 물고기와 요부 물고기는 스타 주변을 기웃거리는 두 가지 유형을 대표한다.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들이 캐릭터에 그대로 투영돼 있는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오스카의 애인 물고기는 볼 살이 있는 르네 젤위거,요부 물고기는 두툼한 입술의 안젤리나 졸리를 빼다박았고 대부 상어의 얼굴에 있는 점은 로버트 드니로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고정관념을 비트는 패러디의 진짜 매력이 살아나지 못해 감동이 적다.


특히 가장 많이 패러디한 영화 '대부'에 대해 알고 있는 어린이 관객이 얼마나 될까 의심스럽다.


할리우드 대중문화에 익숙한 어른들만이 진정한 묘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7일 개봉,전체.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