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바뀌었어도 싱의 샷은 변하지 않았다.'


미국PGA투어 2005시즌 개막전인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백30만달러) 1라운드 후 외신이 전한 기사 타이틀이다.


지난해 미PGA투어를 휩쓸었던 비제이 싱(42·피지)이 올해 첫 라운드에서도 위력적인 샷을 선보이며 활약을 예고했다.


함께 플레이하지 않았지만 타이거 우즈(30·미국)에게 2타차로 앞서며 일단 기선을 제압했다.


싱은 7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카팔루아골프장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7개를 잡아 7언더파 66타를 쳤다.


크레이그 패리(호주)에게 1타 앞선 단독선두다.


2004시즌 종료 후 한달여동안 연습에 매달렸다는 싱은 이날 드라이버샷 아이언샷 퍼트 등이 고루 조화를 이루며 지난해 30명의 챔피언들을 압도했다.


드라이버샷은 평균 3백23.5야드로 1위였고,아이언샷도 단 한홀에서만 그린을 놓칠 정도로 정교했다.


지난해 들쭉날쭉했던 퍼트도 총 29개,홀당 1.647개로 흠잡을데 없었다.


싱은 "새해 첫 경기를 잘 치러 기쁘지만 내 관심은 4일 내내 잘 쳐서 우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쫓는 자'로서 비교적 느긋한 입장인 우즈도 만만치 않았다.


드라이버샷은 3백20야드를 넘나들었고 페어웨이를 벗어난 것은 세차례에 불과했다.


아이언샷도 정확해 싱처럼 17개홀에서 그린을 적중시켰다.


하지만 그와 싱의 차이는 퍼트였다.


우즈는 5.4m 이내의 버디퍼트를 8개나 놓쳤다.


파5홀인 9,15번홀에서는 투온 후 각각 4.5m,3.6m거리의 이글퍼트가 빗나가기도 했다.


우즈는 9번홀(5백21야드)에서 스푼티샷을 한 뒤 홀까지 2백60야드를 남기고 드라이버로 세컨드샷을 하는 '진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우즈는 18번홀(파5)에서도 드라이버 세컨드샷을 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우즈는 "퍼트가 안된 와중에 5언더파를 쳤으니 남은 라운드에서 희망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도 싱의 선전에 대해 "그가 늘 하던대로 치더라"며 '강적'임을 시인했다.


지난해 포드챔피언십 우승자인 패리는 6언더파 67타로 1타차 2위에 올랐고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스튜어트 싱크,조너선 케이(이상 미국) 등이 우즈와 함께 3위 그룹을 형성했다.


'빅3'의 한 사람인 어니 엘스(35·남아공)는 4언더파 69타로 공동 7위다.


지난해 챔피언 스튜어트 애플비(호주)는 1오버파로 31명 중 28위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